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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말’의 해 2026년, RㆍEㆍD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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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14 15:58:59   폰트크기 변경      
[내년 산업기상도] AI發 훈풍 반도체ㆍ디플…중국發 먹구름 석화ㆍ철강

AI 수요 올라탄 ‘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배터리’ 호황 전망
중국發 공급과잉 ‘석화ㆍ철강’, 트럼프 관세發 ‘기계’, 고비용 ‘건설’ 먹구름


대한상공회의소 ‘2026년 산업기상도’ 조사 / 대한상의 제공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2026년 병오년(丙午年)을 바라보는 산업계의 시각이 엇갈릴 전망이다. 인공지능(AI)을 뒷받침하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은 호황이 예상되는 반면, 중국ㆍ미국 등 대외변수에 시달리는 석화ㆍ철강ㆍ기계 등은 난항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함께 분석한 ‘2026년 산업기상도’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ㆍ디스플레이는 ‘맑음’, 배터리ㆍ바이오ㆍ자동차ㆍ조선ㆍ섬유패션 산업은 ‘대체로 맑음’, 기계ㆍ석유화학ㆍ철강ㆍ건설은 ‘흐림’으로 전망됐다.

‘붉은 말’의 해답게 AI 성장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D-RAM)ㆍ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ㆍ디스플레이(Display) 등 ‘R.E.D’업종의 성장이 예상된다.

반도체 산업의 올해 수출은 16.3% 성장(1650억달러), 내년 수출은 9.1% 성장(1800억달러)할 전망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구축경쟁으로 HBM 등 고부가 D-RAM에 대한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MSㆍ아마존ㆍ알파벳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은 내년에만 1000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내년ㆍ후년 투자는 지수함수식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도 ‘맑음’이다. AI발 전자기기 사양 상향평준화와 함께 전력효율이 높은 OLED 패널 수요가 증가하면서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3.9% 증가한 176억7000만달러로 전망된다. 신시장에서의 성장세도 예상되는데,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대형화 및 XR(확장현실) 시장 확대에 따른 내년도 글로벌 OLED 출하량이 각각 83.3%, 238.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후방산업인 배터리 역시 ‘대체로 맑음’으로 예상된다. AI데이터센터 서버의 소비전력 증가에 따른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요 증가로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2.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분야 역시 내년 현대ㆍ기아ㆍBMW 등 K-배터리 탑재 모델 출시가 집중돼 캐즘 이후 EV용 배터리 수요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미국발 AMPC 수혜 축소 및 중국산 시장점유율 확대는 위협요인으로 꼽혔다. 올해 기준 중국 배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77%를 돌파했으며, 비중국 시장으로만 따져도 46.5%까지 성장해 한국의 비중국 시장점유율(38.7%)을 최초로 역전했다.

바이오업종은 양적ㆍ질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근 국내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대규모 설비 가동 본격화와 미국 생물보안법 반사이익이 맞물려 대형 위탁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 ADC(항체-약물 접합체) 등 고부가가치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의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내년도 다국적 제약사와의 공동개발ㆍ기술이전 협력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 주도의 약가 인하 압력 및 자국 우선주의 정책(공급망 내재화)이 수익성에 변수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자동차업종도 ‘대체로 맑음’으로 나타났다. 현대 울산공장(내년 1분기 예정, 20만대), 기아 화성 EVO 플랜트(올해 11월, 10만대) 등 국내 전기차 신공장 가동 본격화로 내년 생산은 올해 대비 1.2% 증가한 413만대, 수출은 1.1% 증가한 275만대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대미 관세 완화(25%→15%) 등 통상 불확실성 해소로 수출여건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 중국계 자동차의 빠른 글로벌 점유율 상승이 큰 위협요인”이라며 “중국의 저가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생산촉진세제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산업은 LNG운반선ㆍ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한 수출 지속에 힘입어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8.6% 증가한 339억2000만달러로 전망된다. 친환경 선대 교체 추세에 내년 컨테이너선 발주 전망치는 375척으로 견조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LNG선 또한 미국 LNG 수출 확대에 따른 프로젝트 수요 및 카타르의 선단 교체 수요 등으로 최대 100척의 추가 발주가 예상된다. 다만, IMO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조치 연기로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 전환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불안요인으로 꼽혔다.

섬유패션산업 역시 ‘대체로 맑음’이다. APEC 이후 중국의 한한령 완화 기대,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고부가 패션 상품의 수요 증가, 원화 약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등으로 내년 수출은 올해대비 2.0% 증가한 99억6000만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체감물가 상승 및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내수ㆍ교역 둔화는 여전히 불안 요소로 지적됐다.

반면, 석유화학업종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저유가에 따른 납사 등 석유화학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수출이 올해 대비 6.1%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사업구조 재편 확대에 따른 가동률 회복세 전환, 글로벌 석유화학 설비 폐쇄 움직임으로 공급과잉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유럽에서는 총 533만5000톤의 에틸렌 공장이 2026년부터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쇄될 예정이며, 중국 또한 20년 이상 노후화 설비에 대한 개조·설비 폐쇄를 계획 중에 있다.

철강산업 역시 중국발 공급과잉에 더해 미국ㆍEU발 수입규제 강화로 ‘흐림’으로 나타났다. 한국철강협회는 “최근 중남미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고 있으나, 미국의 통상보호조치와 EU의 철강수입규제(TRQ) 등의 영향으로 기존 수출국향 물량이 감소해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계산업은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관세부과 조치 등 대외환경 불확실성 증대로 내년도 수출은 올해 대비 3.7%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8월부터 건설 기계ㆍ변압기 등도 철강ㆍ알루미늄 파생제품으로 분류돼 50%의 품목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다만, 중동 플랜트 수요로 인한 일반기계 수요 증가가 전망돼, 수출 감소세는 올해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산업은 ‘흐림’으로 예보됐다. 고금리 지속으로 사업성 악화, PF 대출 심사 강화, 안전 및 노동 규제강화에 따른 공사지연 및 비용상승이 민간수주 상승폭을 제한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SOC예산 증가로 인한 공공 토목 건설 수주 회복으로 인해 올해 대비 업황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명 산업혁신본부장은 “내년에도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여 국내 전 업종이 긴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AI를 중심으로 한 기업의 공격적인 실험이 지속되는 한 해가 돼야 하고, 이를 위한 정부의 파격적인 규제혁신 실험, 인센티브 체계 마련이 중요한 해”라고 말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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