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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최고위 보선 ‘명청 대리전’ 구도…정청래 리더십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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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14 17:06:31   폰트크기 변경      
‘친명’ 유동철·이건태·강득구 출사표…‘친청’ 문정복·이성윤 등 대항마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9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 김병기 원내대표와 만찬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다음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 대결 구도로 치러지는 양상이다. 앞서 지난 5일 민주당 중앙위원회에서 정청래 대표의 공약이기도 했던 ‘1인1표제’가 부결된 가운데 정 대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14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방선거 출마 의사로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 한준호ㆍ전현희ㆍ김병주 의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년 1월11일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이번에 뽑히는 3명은 내년 8월까지 정 대표와 함께 지도부를 구성한다.

지난 9일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은 “중앙위원회 1인1표제 부결은 절차 부실, 준비 실패, 소통 부재의 결과”라며 정 대표를 공개 저격했다. 그는 친명계 최대 조직 더민주혁신회의 공동 상임대표다. 유 위원장은 지난 10월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뒤로 정 대표를 향해 ‘독재’라는 표현을 써가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11일에는 또다른 친명계 인사인 이건태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도 출마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앞으로 가는데, 당이 다른 방향으로 가거나 속도를 못 맞춰 엇박자를 내고 있다”며 정 대표를 겨냥했다.

역시 친명계로 분류되는 강득구 의원도 15일 국회에서 최고위원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친청계 대항마로는 문정복ㆍ이성윤 의원이 거론된다.

이 중 이 의원은 14일 최고위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검찰ㆍ사법개혁 완수와 내란종식의 선봉장으로서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다”며 “정치검찰과 조희대 법원을 개혁하고, 윤석열 내란을 종식시키겠다”고 밝혔다.

당대표 민원정책실장을 맡고 있는 재선 임오경 의원과 김한나 서초갑 지역위원장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이 속속 확정되면서 이번 보궐선거가 사실상 ‘명청 대결’로 비화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1인1표제’ 부결로 리더십에 금이 간 정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청래 지도부는 이 같은 구도 설정 자체가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최근 SNS를 통해 “ ‘친명 친청’은 민주당을 분열시키려는 기우제이자 외부의 갈라치기”라며 “민주당에 ‘친청’은 없고, ‘친명’만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선거 분위기는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특히 서로를 직접 겨누고 있는 문정복 의원과 유동철 위원장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문 의원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 위원장을 겨냥해 “공직, 당직도 못 하는 ‘천둥벌거숭이’한테 언제까지 당이 끌려다닐 거냐”고 직격했다. 그의 발언에 일부 친명계에선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선 선거가 끝나도 이미 지지자들 사이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후유증이 상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권 출범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권 내부의 주도권 다툼이 전면화되면서, 민주당이 ‘단일대오’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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