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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아연-영풍 로고./사진: 각 사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회사 자금 유용 정황을 주장하고 나섰다. 고려아연 측은 이를 “왜곡과 짜깁기”라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영풍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시자료, 판결문, 기업 간 자금 흐름 분석을 종합한 결과, 최윤범 회장과 지창배 전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가 청호컴넷 투자금 회수를 위해 고려아연 자금 200억원을 우회적으로 사용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자금 흐름은 회사 이익과 무관하게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영풍에 따르면 2019년 9~10월 최윤범 회장이 99.9%를 출자한 개인 투자조합 ‘여리고1호조합’은 지창배 대표가 실질적 대주주인 청호컴넷의 자기주식 장외매수와 제3자배정 신주 취득을 통해 지분 약 6.2%를 확보하며 3대 주주가 됐다. 당시 청호컴넷은 자본잠식과 단기채 누적 등으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 상황이었다.
이어 2020년 3월 청호컴넷은 100% 자회사 ‘세원’을 자본금 3억원의 신설법인 ‘에스더블유앤씨(SWNC)’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200억원. 영풍은 “2019 회계연도 세원의 순자산은 약 80억원, 영업이익은 약 3억5000만원에 불과했고, 순자산의 절반이 넘는 약 44억원이 부실회사 청호컴넷에 대한 대여금 채권이었다”며 “통상적인 가치평가 기준에 비춰 비정상적으로 고가에 매각한 거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같은 시기 세원 주식을 담보로 SWNC에 200억원을 대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후 청호컴넷 주가가 2000원대에서 8000원대로 상승했고, 최 회장의 여리고1호조합이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해 시세차익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또 2021년 1월 지창배 대표의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아비트리지1호’가 SWNC에 255억원을 출자했는데, 이 펀드 재원 상당 부분이 고려아연이 유한책임조합원으로 출자한 자금이었다. 영풍 관계자는 “SWNC의 상환 재원은 고려아연의 아비트리지1호 출자금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회사 자금으로 회사 스스로의 채권을 상환한 비정상적 구조”라고 지적했다.
영풍은 “미공개정보 이용 여부까지 포함해 배임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금융당국에도 진정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영풍과 MBK가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은 채 왜곡과 짜깁기로 또 한 번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적대적 M&A를 감행한 이후 이와 같이 억지로 정황을 만들어낸 뒤 ‘의혹’이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투자 건들은 현행 법규와 내부 규정에 맞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으며 법령을 위반한 사항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무적 투자 목적에 따라 여유 자금 일부를 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은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수행하는 자산 운용 방식”이라며 “고려아연 역시 영업 부문의 변동성을 헤지하고 여유 현금을 활용한 추가 수익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 투자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짜깁기해 주장하는 의혹들은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GP(업무집행조합원) 운용사의 결정이거나 고려아연이 전혀 관여한 바 없는 제3자 간 거래에 불과한 사안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런 허위 사실과 주장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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