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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성수 이어 풍납공장도 ‘스톱’…서울 도심 현장 레미콘 공급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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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16 06:01:05   폰트크기 변경      

서울시내 레미콘 공급기반 사실상 붕괴
내년부터 정비사업 등 수급불안 상시화
하남·구리 등 외곽 공장 의존도 높아져


[대한경제=박흥순 기자] 서울 강남권 개발의 심장부 역할을 해온 삼표산업 풍납공장이 멈췄다. 2022년 성수공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데 이어, 서울 도심 내 마지막 대형 생산기지로 꼽히던 풍납공장도 지난 12일을 끝으로 레미콘 출하를 종료했다. 도심 공사에 가까운 공장이 버팀목이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서울 시내 레미콘 공급 기반은 사실상 전멸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건설업계는 내년부터 서울권 정비사업과 대형 공사가 본격화될 경우 자재 수급 불안이 상시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표산업 풍납공장은 지난 12일 마지막 레미콘 믹서트럭 출하를 끝으로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현재는 주요 설비 철거와 현장 정리 작업이 진행 중이며, 오는 31일 송파구청에 부지를 인도하는 것으로 47년 운영을 최종 마무리한다. 공장 측은 생산 종료 이후 남은 물량 정산과 장비 이동, 부지 정리 등 후속 절차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표산업 풍납공장 전경. /사진:삼표산업 제공


풍납공장은 1978년 가동 이래 강남ㆍ송파ㆍ강동 등 서울 동남권 개발의 핵심 배후 기지였다. 대단지 아파트 건설과 도로ㆍ교량 등 도시 인프라 공사에 레미콘이 대량 투입되던 시절, 현장과 가까운 도심 공장은 공정 관리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성수공장 철거 이후에는 서울 시내에 남은 사실상 유일한 대형 레미콘 공장으로 거론되며 공급 비중이 더 커졌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철수 배경에는 풍납토성 복원 사업이 있다. 지자체와의 갈등이 장기화한 끝에 결국 공장을 비워주게 됐고, 삼표산업은 12일까지 생산된 물량을 끝으로 믹서를 세웠다. 남은 기간에는 부지를 완전히 비워 넘겨주는 데 행정ㆍ현장 작업이 집중될 전망이다.

건설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성수와 풍납이라는 도심 공급 축이 모두 사라지면서, 서울 내 대형 현장은 하남ㆍ구리ㆍ남양주 등 경기권 위성도시 공장에 의존하는 비중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거리보다 시간이다. 레미콘은 생산 후 일정 시간 안에 현장에 도착해 타설해야 하는 대표적인 시한부 자재다. 업계에선 통상 90분 안팎으로 운반ㆍ타설 시간을 관리하는데, 서울 도심 교통 정체가 겹치면 계획이 쉽게 흔들린다. 올림픽대로ㆍ강변북로ㆍ동부간선 등 주요 축이 막히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배차 자체가 난관이라는 하소연도 나온다.

운송 시간이 늘면 품질 관리도 더 까다로워진다. 현장 도착이 늦어질수록 작업성 저하나 재료 분리 등 변수가 커지고, 타설 지연이 반복되면 공정 전체가 밀릴 수 있다. 물류비 증가로 공사비 부담이 커지는 것도 부담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성수공장이 없어졌을 때도 풍납공장이 있어 그나마 숨통이 트였는데, 이제는 진짜 대안이 없다”며 “경기권에서 들어오는 차량들은 출퇴근 시간 정체에 묶이면 답이 없다. 서울 시내 공사 현장의 레미콘 수급 불안정은 상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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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부
박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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