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로 확산
| 대중교통 환승요지 왕십리역을 경유하는 성공버스 모습. / 사진 : 성동구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아침 출근길, 동네 골목에서 집 근처 공공시설까지 한 번에 이어주는 작은 버스 한 대가 주민들의 발걸음을 바꾸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서 출발한 ‘성공버스’ 이야기다. 도입 1년 만에 하루 평균 3000명이 이용하는 생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성공버스는 한 자치구의 실험을 넘어, 전국 지자체가 주목하는 새로운 교통 모델로 확산되고 있다.
‘성공버스’는 기존 마을버스가 닿지 못했던 교통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성동구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생활밀착형 교통서비스다. 구는 2023년 실시한 ‘빅데이터 기반 마을버스 노선 최적화 분석’과 주민 의견을 바탕으로 성공버스를 설계했고, 지난해 10월 1노선 개통을 시작으로 지난 11월 옥수동–왕십리(성동구청)를 잇는 4노선까지 확대했다. 현재는 4개 노선, 78개 정류장을 통해 성동구 전 지역 주요 공공시설 43곳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교통체계를 구축했다.
도입 초기 성공버스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304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시범운행 기간 동안 주민 의견을 반영해 노선과 정류장, 운행 간격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이용 수요는 빠르게 늘었다. 그 결과, 14개월 누적 이용객은 38만명, 일평균 이용객은 3000명으로 증가하며 초기 대비 약 10배 성장했다. 올해 주민 만족도 조사에서도 응답자 944명 중 87%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94%는 재이용 의향을 밝혔다.
성공버스의 효과는 성동구 전체 교통 생태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성공버스 운행 전과 운행 기간을 비교한 결과, 성동구 마을버스 승차 인원은 7.2% 증가했다. 이는 광진구(4%), 동대문구(5.2%), 서울시 평균(3.2%)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성공버스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성동구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이미 6개 자치구와 타 시도 2개 자치단체가 공공시설 셔틀버스 운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노원구, 중구, 관악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공공시설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실제로 운행하며 성공버스 모델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성공버스의 확산은 단순한 교통수단 도입을 넘어, 공공과 민간의 상생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성동구는 시행 초기부터 1년 3개월 동안 지역 마을버스 운수업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상생 모델을 구축해 왔다.
또 성공버스는 주민이 직접 뽑은 ‘2024년 성동을 빛낸 10대 뉴스’에 선정됐고, 지난 7월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지속가능도시 평가 세미나’에서는 자치구 우수정책상을 수상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성공버스는 구민의 이동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며 신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이제는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새로운 교통혁신 모델이 되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주민 의견 반영을 통해 성공버스 운영을 더욱 최적화하고, 구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촘촘한 이동권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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