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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최근 아파트 가격·환율 상승, 유동성 탓은 과도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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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16 15:10:20   폰트크기 변경      

사진=한국은행.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최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원·달러 환율이 1460~1470원대까지 오르자, 일부에서는 광의통화(M2) 증가를 시중 유동성 과잉의 신호로 해석하며 자산가격과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통화지표 구성 변화 등 기술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며 과도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16일 한은은 홈페이지 블로그를 통해 “최근처럼 통화지표가 구성 변화 등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M2와 같은 특정 지표에만 의존하기보다 여타 통화지표와 금융상황지수(FCI) 등 다양한 지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늘어난 유동성이 특정 자산시장으로 쏠릴 경우 변동성과 불안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시중 유동성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가도록 자본시장 제도 개선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에 따르면 협의통화(M1), M2, 금융기관 유동성(Lf), 광의유동성(L) 등 통화지표는 2023년 말을 저점으로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이다 올해 하반기 들어 증가세가 다소 빨라졌다. 지난 9월 기준 M2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8.5%로 높아졌고, Lf와 L도 각각 8.0%, 7.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네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시차를 두고 민간신용에 영향을 미친 데다,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따른 국외 유동성 유입과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한은은 최근의 유동성 증가세가 장기 평균과 비교해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금리 중심 통화정책이 본격화된 2000년 이후 기준으로 보면 M2와 Lf의 장기 평균 증가율은 약 7.3% 수준으로, 최근 수치는 이를 소폭 상회하는 정도에 그친다. 과거 금리 인하기와 비교해도 이번 인하기 누적 M2 증가율(8.7%)은 2014년(10.5%)이나 2019년(10.8%)보다 낮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M2 비율과 자산거래 규모 대비 유동성 수준 역시 장기 추세 범위 내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최근 M2 증가에 통화지표의 구성 변화라는 기술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M2 범위 밖에 있던 자금이 상장지수펀드(ETF) 등 수익증권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M2 증가를 가속화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M2 증가율이 미국보다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장기 시계에서 보면 양국 간 차이는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3월을 기준으로 한국과 미국의 M2 누적 증가율은 각각 49.8%, 43.7%로 유사한 수준이며, 미국의 M2는 포괄 범위가 더 좁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 흐름은 대체로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유동성 증가가 이론적으로 자산가격과 환율에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은 공급 부족 우려와 ‘똘똘한 한 채’ 선호 등 수요 쏠림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서울 핵심지에서는 대출을 동반하지 않는 현금 구매 비중이 높아졌는데, 이는 신규 유동성 유입보다는 과거에 누적된 자금이 이동한 결과로 해석했다.

환율 역시 유동성보다는 외환수급 요인의 영향이 크다고 봤다. 올해 1~10월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1171억달러로, 같은 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크게 웃돌았다. 여기에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라 수출기업들이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보유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외환수급 불균형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올해 9~11월 원·달러 환율 상승 폭 가운데 약 3분의 2가 외환수급 등 국내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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