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건수 한양대 교수, 로보택시 안전성에 의문 제기
홍성수 서울대 교수 “5년 내 AI 경쟁력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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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이모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아이오닉5 이미지./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테슬라가 최근 무인 로보택시 시험 운행을 시작하면서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레벨4) 대신, 차선 유지와 속도 조절 등 운전자 보조 기능을 고도화한 ‘레벨2 플러스(+)’가 당분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허건수 한양대학교 석학교수는 15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2025 미래모빌리티포럼’에서 현재 로보택시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웨이모가 5개 도시에서 1500대 이상의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고, 중국에서도 바이두ㆍ포니AI 등이 시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허 교수는 캘리포니아주에 제출된 ‘디스인게이지먼트 리포트’를 인용해 로보택시 안전성을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자율주행 시험 차량이 시스템 오류나 안전상의 이유로 자율주행을 해제한 사례를 담았다. 그는 “웨이모는 약 9800마일(약 1만5700㎞)마다 자율주행을 해제했는데, 미국에서 인간 운전자는 평균 50만 마일(약 80만㎞)당 사고 1건을 낸다”면서 “인간보다 수십 배 사고를 더 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웨이모가 올해 5월 “인간보다 안전하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당시 웨이모는 자사 로보택시의 사고 및 부상 위험이 인간 운전자와 비교했을 때 80∼90%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허 교수는 “웨이모는 에어백이 터지고 앰뷸런스가 출동한 중대 사고만 집계했다”며 “시내에서 저속(50㎞/h 이하)으로 달리는 로보택시 특성상 큰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자료에 따르면 웨이모는 지난 3년간 835건의 사고를 보고했다. 전체 운행차량 1500여대 중 절반 이상이 사고를 경험한 셈이다. 최근에는 웨이모 로보택시가 정차한 스쿨버스를 인식하지 못하고 불법 추월한 사례가 보고되면서 NHTSA가 예비 조사에 착수했다.
테슬라의 FSD(Full Self-Drivingㆍ완전 자율주행)도 논란이다. 허 교수는 “테슬라 FSD는 레벨2로, 사고가 나면 운전자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NHTSA에 따르면 테슬라는 3년간 레벨2 차량 중 가장 많은 2024건의 사고를 보고했고, FSD 사용 중 미국 내 사망자도 51명에 달한다. 테슬라는 지난달 한국에 FSD를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기술적 한계도 분명하다. 허 교수는 “현재 로보택시는 비가 오거나 안개가 끼거나 눈이 내리면 운행을 못 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미국 피닉스에서도 비가 쏟아지자 테슬라는 모든 로보택시 운행을 중단하고 승객을 하차시켰다. 그는 “레벨3 이상에는 360도 인지, 차량 간 통신, 고정밀 지도, 안전장치, 보안 기술 등이 필요한데 이를 모두 갖춘 기업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허 교수는 향후 10~15년간 ‘레벨2+’가 주력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레벨2+란 레벨4를 목표로 개발된 고성능 센서와 AI 기술을 레벨2 차량에 적용해 자동 차선 변경, 고속도로 자동 주행 등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그는 “도요타, GM 등이 선두를 달리고 있고 중국 스타트업들도 뛰어들고 있다”면서 “현대자동차는 선두 그룹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허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부품을 사와 자율주행차를 꾸미는 수준”이라며 “자율주행 핵심 기술과 부품은 단발성 지원으로 글로벌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다. 해외 부품 의존에서 벗어나 국내 기업 지원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같은 포럼에서 홍성수 서울대학교 교수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현대차가 노력하지만 필요한 기술을 보완해줄 부품 기업이 부족해 생태계가 위태롭다”며 “5년 안에 AIㆍ소프트웨어ㆍ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중국과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홍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로컬 브랜드의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이미 65%에 달한다. 홍 교수는 “중국은 이미 ‘전기차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AI 기반 지능형 자동차 시대’라고 선언했다”며 “중국에는 고성능 AI 반도체를 설계ㆍ제조하는 기업,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업, AI 풀스택 기업 등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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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2025 미래모빌리티포럼’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사진: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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