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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업평가가 등급을 보유한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변동 추이. /출처: 한국기업평가 |
17일 건설 및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안전관리 비용 증가와 금융권 대출 규제 심화 등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재무구조와 유동성에 대한 요구 수준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내년 건설사 신용도는 하방 압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달 나이스신용평가는 내년 건설업 신용등급(신용도) 방향성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며 실적 둔화와 현금 흐름 악화를 우려했다. 나신평은 착공 및 기성 감소, 고물가 등 대내외 불리한 산업 환경이 이어지면서 건설업황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안전관리 비용부담 증가와 미분양ㆍ미입주에 따른 매출채권 회수 지연이 이어질 경우 대형사까지 재무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동성과 사업 안정성이 회복되지 않으면 대형사도 신용등급 방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물량은 지난 10월 기준 6만9000호로 2023년 초 7만5000호 대비 감소했으나, 최근 10개년(2015~2024년) 장기평균인 4만9000호를 상회하고 있다. 일부 우수한 분양성과를 보인 사업장에서도 미입주에 따른 잔금 회수가 지연되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건설사의 매출채권 회수 리스크가 상승하고 있다는 게 나신평 측 분석이다. 이는 건설사들의 높은 운전자금 부담으로 이어지며 부진한 현금흐름으로 인해 재무부담이 가중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도 내년 건설업의 신용등급 방향성을 부정적으로 전망한 바 있다. 나신평과 마찬가지로 건설사들의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일 것으로 전망하며 실적 저하를 우려했다. 건설 현장의 사고 발생 등 이벤트 리스크 상시화와 운전자본부담에 따른 가용 유동성 축소, 자금조달 환경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 등으로 높은 수준의 신용도 하방 압력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건설업계에서는 내년 각사별 유동성 대응능력의 중요성이 더 확대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원가 부담과 미분양 증가로 현금 창출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사고 비용과 PF 우발 처분 현실화로 필요 유동성이 더 확대되고 있어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의 경우 잠재 부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단기적으로는 실적이 악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재무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대형건설사들도 현금흐름 관리를 병행하며 PF 리스크가 낮은 사업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재무 및 신용도 안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업황 부진으로 중견ㆍ중소사의 부담은 더 큰 상황인데 분양 여건이 악화된 상황이라 아무래도 민간주택 의존도를 낮추고 내년에는 공공 및 인프라 등의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쪽으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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