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5.9% 증가 주도…AI 인프라 투자 확대 속 완만한 회복세
품목별 수출 희비는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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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보희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이 '2026년 세계경제통상전망 세미나'에서 주제발표하고 있다. / 김희용 기자 |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한국의 내년 수출이 역대 최대 규모인 7110억달러를 기록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품목이 수출 증가를 견인하지만, 미국의 관세조치 여파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증가율은 1.0%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는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6 세계경제통상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무협은 올해 수출이 반도체와 선박에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사상 최초로 7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1~10월 반도체 수출은 135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했으며, 선박류는 269억달러로 34.5% 급증했다. 인공지능(AI) 중심의 견조한 수요와 공급 부족에 따른 단가 상승이 반도체 수출을 견인, 2022~2023년 다량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선가 선박의 인도가 본격화되며 선박 수출이 급증했다. 다만, 반도체ㆍ선박을 제외할 경우, 전년 대비 3.3% 감소해 편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K-콘텐츠와 연계한 K-뷰티ㆍK-푸드 등 소비재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화장품 수출은 올해 1~10월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으며, 대중국 편중 구조에서 벗어나 미국 수출이 처음으로 중국을 상회했다. 식품 수출도 라면,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86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시장 다변화도 두드러졌다. 올해 1~10월 대미 수출은 관세 부과 영향으로 5.0% 감소했지만 △아세안(5.5%) △유럽연합(EUㆍ3.9%) △대만(51.0%) 등 제3국 수출이 크게 증가하며 부진을 상쇄했다. 특히, 대만 수출은 AI용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50% 이상 급증했다.
전보희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 “올해 수출이 증가한 국가 수가 135개국으로 지난해(123개국) 대비 12개국 증가했다”며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대세계 수출 증가율과 대미ㆍ대중 합계 수출 증가율이 디커플링됐다”고 설명했다.
내년 수출액은 7110억달러로 올해 전망치(7040억달러)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입은 6330억달러(0.5% 증가), 무역수지는 78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품목별 전망을 보면 5% 이상 크게 증가하는 품목은 반도체(5.9%), 컴퓨터(7.8%), 무선통신기기(5.4%) 등 IT 품목이 주를 이룬다. AI 추론 수요 확대와 공급 제한으로 견조한 단가 흐름이 이어지고, HBM4 양산으로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출이 증가하며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세도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전 연구위원은 “수출은 반도체 등 IT 부문의 수출은 성장세이나, 자동차ㆍ철강ㆍ석유제품 등 비 IT제품의 수출은 감소 전망”이라며 “수입의 경우, 국제유가 하락에도 반도체 수입 확대로 인해 소폭 증가가 예상되며, 무역수지 흑자 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0~5% 미만 증가 품목으로 △디스플레이(2.9%) △일반기계(2.8%) △가전(1.4%) △섬유(2.0%) 등이 꼽혔다.
디스플레이는 IT 기기에 채택되는 OLED를 중심으로, 일반기계는 미국의 인프라 투자와 신흥국의 플랜트 수요 증가, 가전은 미국 금리 인하에 따른 프리미엄 대형 가전 중심의 성장세, 섬유는 한한령 해제 기대감 등이 각각 성장 요인으로 전망됐다.
반면, 자동차(-1.0%), 자동차부품(-0.5%), 철강(-2.0%), 선박(-5.4%), 석유화학(-6.1%), 석유제품(-13.3%) 등은 감소가 예상된다. 다만, 자동차와 선박은 최근 이어진 호실적에 따른 기저 효과라는 설명이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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