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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현지시간) 영국 더 가디언에 소개된 ‘서울마음편의점’. / 사진 : 더 가디언 캡처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서울에만 있는 ‘편의점’이 있다. 라면을 끓여 먹고, 누군가와 말을 섞고, 조용히 앉아 있어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다. 지난 1년 동안 이곳을 찾은 시민은 5만 명을 넘었다. 외로움을 이유로 문을 두드린 사람들이었다.
지자체 최초로 고립ㆍ은둔 대책을 시행한 서울시의 ‘외로움 없는 서울’ 프로젝트의 한 장면이다. 서울시는 이 프로젝트 2년 차를 맞아 정책의 초점을 중장년층으로 옮긴다.
서울시는 17일 관악구 성민종합사회복지관에서 ‘외로움 없는 서울 1주년 기념 간담회’를 열고, 내년부터 시행하는 ‘외로움 없는 서울 시즌2’ 계획을 공개했다. 이는 전국 최초로 ‘외로움’을 정책 의제로 삼아 고립과 은둔, 고독사를 예방하는 다양한 사업을 묶은 프로젝트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4년 연령대별 전국 고독사 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60대 비율은 32.4%(1271명), 50대는 30.5%(1197명)로 집계됐다. 중장년층이 전체 고독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실제로 지난 1년간 40∼64세 중장년층의 정책 참여 비율도 높았다. ‘외로움안녕120’은 71.1%, ‘365서울챌린지’는 51.9%, ‘서울연결처방’은 42.3%였다.
서울시는 이 같은 지표를 토대로 중장년 맞춤형 소통ㆍ치유 사업을 확대한다. 내년 상반기 성동구에 소통과 치유를 위한 공간인 ‘서울잇다플레이스(가칭)’를 새로 조성하고, 현재 4곳인 ‘서울마음편의점’을 자치구별 1곳씩 총 25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시는 별도 공간 조성 배경에 대해, 고립ㆍ은둔 경험 시민들로부터 “집에서 나와도 갈 곳이 없다”, “내 상태를 이해해 주는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의 성과도 적지 않다. 외로움을 느끼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365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전담 콜센터 ‘외로움안녕120’은 올해 상담 목표인 3000건을 크게 웃도는 2만9000여 건을 기록했다. 전체 상담 10건 중 7건은 외로움 관련 대화였다.
오프라인 소통 공간인 ‘서울마음편의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관악ㆍ동대문ㆍ강북ㆍ도봉구 4곳에서 운영 중인 이 공간에는 올해 이용자 목표 5000명의 10배가 넘는 5만2020명이 찾았다.
영국 BBC와 가디언, 프랑스 르 몽드 등 해외 언론의 주목도 받았다. 가디언지는 “형식적 서비스에서는 자주 놓치는 진정한 인간적 연결 상징 공간”이라고 평가했고, 중국 인민일보는 “지역 공동체와 협력해 사회적 연대를 형성하고 더 많은 개인이 사회의 온기와 지지를 느끼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일상 속 활력을 불어넣는 ‘365서울챌린지’도 순항 중이다. 따릉이 타기, 서울둘레길 걷기 등 다양한 미션에 올 한 해 1만7500여 명이 참여했고, 공동챌린지에는 7만6000여 명이 함께했다. ‘서울연결처방’에는 827명이 참여했으며, 1급 정신건강전문요원과 임상심리 전문가 등이 상주하는 자치구 마음상담소 16곳에서는 올해 1만9818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로움은 더이상 개인이 혼자 감당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며 “외로움 없는 서울 시즌2는 우리 사회를 든든히 지탱해 온 중장년층의 외로움에 더욱 귀 기울여 ‘진정으로’ 누구도 외롭지 않은 도시, 외로움 없는 서울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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