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SA 기술로 탐지ㆍ교전 능력 대폭 강화
2030년까지 개발…중동 3개국 수출 이어 글로벌 경쟁력 입증 기대

한화시스템의 천궁-II 다기능레이다(MFR) 시험현장 / 한화시스템 제공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한화시스템이 13년 만에 개발되는 차세대 한국형 패트리어트 천궁-III의 핵심 센서인 다기능레이다(MFR) 개발에 착수한다.

한화시스템(대표이사 손재일)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M-SAM 블록-III’ 체계개발 다기능레이다 시제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약 2006억원이며, 사업 기간은 2030년 6월까지다.

천궁으로 알려진 M-SAM은 중장거리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탐지ㆍ요격하는 순수 국산 무기체계다. 천궁-Ⅰ은 항공기 요격용이며, 천궁-II는 탄도탄까지 요격이 가능하다. 이번에 개발되는 천궁-III(M-SAM 블록-Ⅲ)는 진화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도록 탐지거리ㆍ고도와 요격거리·고도, 동시교전 능력이 기존 대비 대폭 개선된다.

천궁 시리즈의 새 모델 개발은 2012년 천궁-II 성능개량 사업 이후 약 13년 만이다. 한화시스템은 최신 레이다 기술에 기존 천궁-I 및 천궁-II 레이다 개발 경험과 운용 노하우를 접목해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혁신적인 다기능레이다를 개발한다.

다기능레이다(MFR)는 위협 표적을 탐지ㆍ추적하고 요격을 지원하는 지대공 유도무기체계의 ‘눈’으로, 단일 레이다로 다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하고 항공기 피아식별까지 수행할 수 있다.

천궁-III 다기능레이다 체계개발에는 AESA(능동위상배열) 기술이 적용된다. AESA 레이다는 원거리 고속 탄도미사일 및 항공기에 대한 탐지와 추적 등 다양한 임무를 동시 수행할 수 있는 최첨단 레이다다. 기존 기계식 레이다보다 넓은 탐지 범위와 빠른 반응 속도를 갖췄으며, 다중 표적을 동시에 탐지ㆍ추적하고 교전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한국형 전투기(KF-21) AESA 레이다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다기능레이다(L-SAM MFR) △장사정포요격체계 다기능레이다(LAMD MFR) △울산급 배치-III 다기능레이다(FFX Batch-III MFR) △한국형 차기 구축함 다기능레이다(KDDX MFR) 등 다양한 체계에 AESA 레이다 기술을 적용해 왔다.

박혁 한화시스템 레이다센터장은 “한화시스템은 천궁-III 다기능레이다 개발을 통해 글로벌 No.1 레이다 기업임을 세계 시장에서 증명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축적된 레이다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대공방어체계의 신뢰성을 강화하는데 적극 기여하고, 해외수출 확대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천궁-II 다기능레이다는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약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 작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약 8억6680만달러(약 1조2000억원), 올해 이라크에 약 86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중동 3개국에 대규모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한국형 패트리어트 M-SAM Block-IㆍIIㆍIII, 한국형 사드인 L-SAM IㆍII,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LAMD(장사정포요격체계)까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을 위한 전 구간의 대공방어체계에 핵심 센서인 다기능레이다를 개발ㆍ공급해 오고 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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