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규모 3~4조원대 추산…반도체 밸류체인 전반 구축 나서
두산테스나·전자BG와 시너지 기대…그룹 체질 개선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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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두산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두산그룹이 국내 유일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 인수에 본격 나선다.
SK㈜는 17일 SK실트론 지분 매각을 위해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SK㈜는 “세부 사항은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며, 관련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3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웨이퍼를 생산하는 전문기업으로,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다. 메모리ㆍ비메모리를 가리지 않고 글로벌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나머지 29.4% 지분의 매각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SK실트론의 기업가치를 5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어 이번 인수 규모는 3조~4조원대로 추산된다.
두산은 2022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국내 1위 기업인 두산테스나를 인수한 이후 반도체 사업 확장을 적극 모색해왔다. SK실트론 인수가 성사되면 두산테스나(비메모리 반도체 테스트), ㈜두산 전자BG사업부(반도체 기판용 동박적층판), SK실트론(웨이퍼 공급)을 세 축으로 반도체 전·후방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사업구조를 갖추게 된다.
업계에서는 두산이 보유한 고정밀 기계 가공, 공정 자동화, 디지털 전환 역량이 웨이퍼 제조 공정의 설비 고도화와 생산 효율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인수는 두산그룹의 산업 포트폴리오 전환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두산은 2007년 밥캣 인수로 소비재에서 기계·중공업 중심으로, 2020년 구조조정 이후에는 스마트머신ㆍ클린에너지ㆍ반도체 3대 축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왔다. SK실트론 인수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반도체·첨단소재 부문을 대폭 강화할 수 있게 됐다.
SK그룹은 올해 초부터 사업 재편 차원에서 SK실트론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 6월 국내외 사모펀드 등 5~6곳이 예비실사를 진행했으나 매각 조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협상이 지연됐다. 이후 두산이 지난 10월 인수 검토 사실을 밝히면서 협상이 새 국면을 맞았다.
양측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계기로 최종 인수 계약을 위한 본격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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