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6개 지자체 대상 실태조사 결과 발표
인건비로 빼돌리고, 사업성과 활용 않고 방치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최근 3년간 약 3800억원이 투입된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에서 국고 보조금이 줄줄 새거나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진 정황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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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는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은 지방자치단체 6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에 능력이 없는 민간업체가 참여하고, 직원 인건비를 허위로 청구하고 있다는 신고에서 시작됐다.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은 기후위기와 지역소멸 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국토부 공모에 선정된 지방정부가 도시 현안과 특성에 맞춰 민간 컨소시엄과 함께 탄소저감 플랫폼, 전기차 충전인프라, 도시정보 데이터시설 등을 구축한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총 3843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권익위가 광주광역시와 충북도, 강원 춘천시, 경기 평택시, 충남 아산시ㆍ태안군 등 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218억원 규모의 보조금이 부실하게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에 따르면 특수차량 제작업체인 A사는 전문성이 없는데도 IT 분야 보조사업자로 선정돼 다른 IT업체에 사업을 재위탁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차량제작 공장 직원 등의 인건비 16억원을 보조사업비에 책정하고 허위로 집행했다.
택시 동승 모바일앱을 개발한 B사는 사업 참여 연구원 8명 중 6명이 전문 지식이 없는 직원인데도 이들 8명의 인건비로 5억여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최종 개발된 모바일앱은 계획된 기능이 구현되지 않아 제대로 활용할 수도 없었다.
C사의 경우 2023년 탄소저감 데이터 수집 사업에 전체 직원 19명을 투입했다며 인건비 8억여원을 보조금으로 집행했지만, 직원별로 구체적인 업무수행 내역을 확인할 수 없었다. D사가 개발한 스마트 응급의료시스템 앱은 이용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119구급대원들에게 각종 경품을 제공했지만, 사업 종료 후에는 활용이 중단됐다.
유명 통신사인 E사가 IT‧정보 분야 컨소시엄에서 탈퇴한 뒤 이 분야 경험이 없는 업체가 사업을 물려받아 수억원의 직원 인건비만 보조금에서 챙긴 다음, E사가 다시 용역 입찰에 단독으로 나서 낙찰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사후관리도 허술했다. 일부 지자체는 수억원 상당의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자산으로 등록하지 않았고, 전기자전거 수백 대를 단기간 사용한 뒤 하수처리장 공터에 방치한 경우도 있었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2023년 240억원 규모의 사업을 시작하고도 올해 5월까지 보조금 집행률이 3%에 그치는 등 사업 전반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권익위는 해당 지자체에 보조금 부정 청구가 적발되면 환수 조치하도록 권고했다. 국토부에도 6곳 말고도 다른 지자체의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추진 체계를 점검하고, 보조금 부정 집행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유 위원장은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보조금은 심각한 지역소멸 문제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으로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 맞게 쓰여야 한다”며 “앞으로도 공공재정이 투입돼 진행되는 사업의 각종 보조금이 올바른 곳에 쓰이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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