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테슬라 ‘옵티머스3’ 양산 예고
현대차그룹 ‘아틀라스’ 초도 양산
HL만도, 로봇 액추에이터 사업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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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경제 그래픽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자동차 업계가 로봇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이 글로벌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산업의 ‘양산 원년’으로 꼽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주요 부품사들이 잇따라 사업 계획을 구체화했다. 자동차와 로봇의 기술적 유사성을 토대로 미래 먹거리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21일 골드만삭스와 영국 조사기관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현재 1조~2조원 규모에서 2035년 약 53조원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출하량은 연간 2만대에서 138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수령은 내년이다.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3세대 공개와 양산 돌입을 예고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도 내년 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초도 양산을 계획 중이다. 시제품 개발 단계를 벗어나 본격 양산 단계로 진입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양산 공장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 국내에 로봇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내년 1월 CES 2026에서는 전동식 아틀라스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HMGMA) 투입 성과와 양산형 로봇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계열사 간 역할 분담도 명확해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투자 및 사업을 주도한다. 현대모비스는 로봇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 양산과 공급망을 담당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현재 3세대 아틀라스에 들어갈 바디 액추에이터 31개 종을 개발 중이며, 2027년 양산에 돌입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향 매출(액추에이터·전력제어·배터리팩 포함)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연간 9600억원으로 추정된다.
HL만도도 지난 12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로봇 액추에이터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2028년 북미에서 휴머노이드용 액추에이터 양산을 시작해, 2035년까지 시장 점유율 10%에 해당하는 2조3000억원 매출이 목표다. 이미 4족 보행 로봇용 액추에이터를 양산 중이며, 모터 설계와 생산 역량 내재화를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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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틀라스가 연구원들의 방해에도 스스로 판단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
자동차 기업들의 로봇시장 진출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제조 현장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인당 인건비는 약 1억3000만원 수준인 반면, 휴머노이드 로봇 1대의 연간 유지비는 약 1400만원에 불과하다. 더 긴 시간 일하고, 인간 근로자에게 위험한 업무도 수행 가능하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생산직의 10%만 로봇으로 대체해도 연간 약 1조7000억원의 손익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신규 매출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로봇은 공장에서 일하는 ‘장비’인 동시에 다른 기업에 팔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휴머노이드 1대당 가격을 500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1만대만 판매해도 5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100만대를 판매하면 50조원이다. 로봇 원가의 70~80%를 부품이 차지한다는 점에서 자동차 부품사들에게도 새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자동차와 로봇 산업의 기술적 유사성도 배경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도로 상황에 따라 스스로 반응하고 조향하는 기술을 이미 보유했다. 센서로 주변을 파악하고, 모터와 감속기를 정밀하게 움직이는 원리다. 이런 부품들은 극한의 추위나 더위를 견디고, 10년 이상 고장없이 작동해야 한다. 자동차로 검증한 기술이라면 로봇 부품 개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수백만 대의 상품을 일정한 품질로 양산할 수 있는 능력과 협력사 네트워크도 갖췄다. 타 산업 대비 로봇 시장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다. HL만도는 인베스터데이에서 그동안 쌓은 정밀 가공 기술과 대량 생산 능력이 로봇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가 열리며 배터리 회사들이 새로운 기회를 잡은 것처럼, 자동차 회사들이 로봇 산업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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