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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다시피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에서 분리돼 나온 정당이다. 이준석 대표에 대한 친윤계의 거센 압박 속에서,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천아인(천하람, 허은아, 이기인)' 중심으로 탈당하며 창당한 정당이 바로 개혁신당인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손을 잡고 공동의 사안을 추진한다는 것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국민의힘 주류가 여전히 친윤이라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국민의힘 주류가 친윤이라는 분석이 정확하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장동혁 대표가 강성 친윤 세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을 내고 있고, 강성 친윤 성향 인사들을 주요 당직에 임명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인식을 뒷받침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비상계엄 해제에 적극 기여하고 탄핵에 찬성한 친한동훈계 인사들에 대한 징계도 진행 중이다. 친한계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이라는 중징계를 권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징계가 현실화될 경우 친한계를 축출하는 흐름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또한 '당원 게시판' 사건과 관련해서도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한 친한계에 대한 압박도 지속되고 있다. 이를 친한계를 겨냥한 조치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당원 게시판에서 윤석열-김건희 부부에 대한 비판 글을 작성한 이들이 대부분 이미 탈당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비록 게시판 활동 당시에는 당원 신분이었다 하더라도, 현재는 당원이 아닌 이들에 대한 당무감사위의 조사는 불가능하다. 당무감사위는 당내 기구이어서 수사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조사를 강행하려는 태도를 보면, 정치적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할 때, 현재 국민의힘 주류는 분명 친윤 성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 개혁신당이 국민의힘과 손잡고 통일교 특검을 추진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공조가 나타난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첫째, 통일교 특검이 지닌 정치적 파급력이다. 통일교의 로비가 어디까지 손을 뻗쳤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보수 정당들은 이 사안이 여권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모두 현 여권에 정치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공통의 이해관계 속에서 공조에 나섰다고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의문이 제기된다. 두 정당이 공조하더라도 의석수 기준으로 보면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는 한 특검 실현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여론 조성이라는 측면이다. 실제 특검 성사보다는 통일교 로비 의혹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조성해 여권을 압박하려는 전략적 의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론 형성에서는 '메신저'의 신뢰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메시지의 타당성과는 별개로, 전달 주체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여론의 호응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가 황교안이다" 혹은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이라는 주장을 펴는 인사가 내놓는 메시지는 여론의 공감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러한 메신저의 한계를 개혁신당이 보완할 수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개혁신당과의 공조를 통해 메신저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여론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반면 개혁신당은 제1야당과의 공조를 통해 제3당으로서의 취약한 정치적 입지를 일정 부분 강화할 수 있다는 실익이 있다.
또 하나의 시나리오로, 국민의힘 주류가 친한계를 축출하고 그 자리에 개혁신당 세력을 수용하는 정치적 재편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최근의 정치적 흐름을 고려하면 개연성이 낮더라도 전혀 비현실적인 전망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시나리오가 맞든, 이번 특검 공조를 계기로 '보수 연대'의 단초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 정치적 함의는 결코 작지 않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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