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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고속철도 차량 연혁(제공:국토교통부) |
[대한경제=이재현 기자]정부가 시속 370km급 차세대 고속열차의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상업 운행 속도 기준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른 고속열차가 2031년 이후 운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국가연구개발사업(R&D)을 통해 상업 운행속도 시속 370km, 설계 최고속도 407km급 차세대 고속열차인 EMU-370의 핵심기술 개발을 완료했다고 22일 밝혔다.
국토부는 내년 차량 제작에 착수해 2030년 시험운행을 거친 뒤 2031년 이후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상업 운행 속도 400km급 고속열차를 시험 운행 중이며 2027년 상용화 예정인 중국의 ‘CR450’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이번 R&D 사업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주관기관으로 하여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 7개 기관이 참여했다. 2022년 4월부터 올해(2025년) 12월까지 약 4년간 정부 180억 원, 민간 45억 원 등 총 225억 원이 투입됐다.
이번 사업은 상업 운행 속도 320km, 설계 최고 속도 352km급 고속열차인 KTX-청룡(EMU-320)의 제작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350km 이상 주행 시 급격히 증가하는 주행 저항, 진동, 소음 등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여 상업 운행 속도를 370km까지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그 결과 주요 부품의 소형·고밀화, 냉각 및 절연 성능 향상 등 최적 설계를 통해 560kW급 고효율 고속 전동기를 개발했다. 이는 KTX-청룡(380kW) 대비 출력을 47.4% 향상시킨 수치다.
또한 차량 앞부분 형상을 유선형으로 매끄럽게 설계하고, 차량 하부 대차 커버 적용 및 옥상 에어컨 등 돌출부를 최소화하여 주행 저항을 KTX-청룡 대비 10% 이상 줄였다.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도 대폭 개선했다. 구동 대차의 공기스프링, 댐퍼(완충기) 등 현가장치 최적화 설계를 통해 횡방향 진동 가속도를 30% 이상 감소시켰으며, 유럽 기술표준(EN)에서 정한 최고 수준의 승차감 지수(1.14~1.87)를 달성했다.
아울러 바닥, 측벽, 천장 등의 차체 압출재 구조를 최적화하고 복합 차음재를 적용해 차량 주행 소음과 공력 소음을 차단했다. 그 결과 68~73데시벨(dB)을 기록하며 KTX-청룡 대비 소음을 2dB 저감했다.
이 밖에도 기밀·차음 성능 기술을 확보해 고속차량 출입문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철도 기술표준 선도국인 유럽보다 먼저 400km급 고속차량에 적용 가능한 차체 설비, 주행·제동·추진 장치, 신호 장비 등에 대한 성능 평가 및 안전 검증 기준을 마련했다.
국토부는 이번 R&D 성과가 조기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EMU-370 초도 차량 1~2편성(총 16량)을 내년 상반기에 발주하고, 2030년 초부터 평택~오송 구간 등에서 시험 운행을 실시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EMU-370이 주력으로 운행되면 주요 도시 간 이동 시간이 1시간대로 단축되고, 해외 수출 기반 마련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기업이 합심한 결과, 고속철도 도입 20년 만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370km/h급 고속 운행 기술력을 독자 확보했다”며 “내년부터 추진할 400km/h급 3세대 고속열차 핵심 기술 개발 등 초고속 철도 기반을 앞당겨 세계 철도 기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23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철도 운영사 및 제작사 등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고속열차 상용화 핵심 기술 개발’ 성과 발표회를 개최한다.
이재현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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