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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유상증자 D-4…법원 결정 앞두고 ‘재무 부담’ 공방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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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22 16:32:14   폰트크기 변경      
영풍 “8.4조 채무보증이 본질”…고려아연 “호주 사례처럼 시너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사진: 고려아연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 추진하는 11조원 규모 제련소 건설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고조되고 있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 예정일인 26일을 앞두고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임박하면서, 양측의 공세도 한층 거세졌다.

영풍ㆍMBK파트너스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이 8조4000억원 채무보증을 ‘미국의 투자’로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풍ㆍMBK는 “미국 전쟁부와 전략적 투자자가 출자하는 금액은 총 6억 달러 수준이고, 미국 정부로부터 조달되는 12억5000만 달러는 상환 의무가 있는 차입금”이라며 “고려아연이 미국 현지 사업법인의 장기 신디케이트론 약 7조원에 대해 최대 2040년까지 채무보증을 서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금리 수준도 문제 삼았다. 영풍ㆍMBK는 “고려아연이 ‘저리 자금’이라고 설명하는 신디케이트론 금리가 평균 6%에 가깝다”며 “국내에서 3% 초반대에 회사채를 발행해온 것과 비교하면 2~3%p(포인트) 높은 비용 구조”라고 밝혔다. 연간 이자 비용만 약 4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과거 호주 제련소 사례를 들어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2000년 호주 SMC 제련소 가동 이후 온산제련소의 생산능력이 오히려 비약적으로 확대됐다”며 “해외 제련소와 국내 사업장이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 성공 사례가 이미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려아연의 연결 매출은 2000년 1조1829억원에서 2024년 12조529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건설과 병행해 2029년까지 국내에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2026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기존 계획 대비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기업지배구조개발연구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고려아연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경영상 목적과 절차적 정당성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연구회는 “JV가 고려아연을 통하지 않고 직접 출자할 경우 고려아연의 지분율은 26.59%에 그치지만, 제3자 배정 방식을 택하면 100% 출자자가 된다”며 “10%의 지분 희석 대가로 3배 이상의 배당금 확대가 가능하다면 소액주주와 대주주 모두 환영할 경영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연구회는 “경영상 목적이 존재한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정보공시의 충실성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며 “이해관계자들이 상호 비방보다 사실에 기반한 건설적 논의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 이익 보호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의결권 기준 영풍ㆍMBK 측 지분은 43.42%로 낮아진다. 반면 최윤범 회장 측은 직접 보유분에 JV, 한화, LG화학, 국민연금 등 우호 지분을 더해 최대 45%대까지 확대될 수 있어 지분율 우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영풍·MBK 측이 49% 가까운 지분율로 앞서게 돼 내년 3월 주총에서 현 경영진 측에 불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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