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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한마디에 KDDX사업 급선회…경쟁입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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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22 16:54:55   폰트크기 변경      

방추위, 22일 HD현대중공업ㆍ한화오션 지명경쟁입찰 방식 의결
이재명 대통령 발언 2주 만에 수의계약 배제…해군 전력화 지연 불가피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조감도 / HD현대중공업 제공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2년간 표류해온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이 지명경쟁입찰로 결정됐다. 방위사업청이 추진해온 수의계약과 상생안이 아닌 경쟁입찰 방식으로 급선회하면서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사업 방향을 바꿔놓은 셈이다.

방사청은 22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 주재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국가계약법에서 정한 일반적 원칙 준수와 사업참여 기회 부여 등이 가능한 지명경쟁 방식을 통해 상세설계ㆍ선도함건조 수행업체를 결정하기로 사업추진방안을 심의ㆍ의결했다고 밝혔다.

방사청 관계자는 “경쟁을 통해서 공정성을 추구하자는 주장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KDDX는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함정 건조 사업은 통상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되는데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각각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맡았다.

당초 계획상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후 지난해부터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에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양사 경쟁 과열로 방사청이 결론을 내리지 못해 사업이 지연됐다.

그동안 방사청은 빠른 납기를 고려해 관례대로 기본설계를 맡았던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그러나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문제 삼으며 경쟁입찰 또는 공동설계를 강하게 주장하며 사업 방식 결정이 쉽사리 내려지지 못했다.

이번 방추위 결정에 따라 방사청은 상세설계 및 선도함(1번함) 건조에 대한 입찰 공고를 내고 사업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방사청은 내년 말까지 계약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결정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행사에서 “군사기밀을 빼돌려 처벌받은 곳에 수의계약을 주느니 마느니 하는 이상한 소리가 나오고 있던데, 그런 것 잘 체크하라”고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에게 주문했다. 사업명이나 특정 업체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HD현대중공업과의 수의계약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해석됐다.

대통령 발언 이후 방사청 내부에서는 수의계약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방사청은 이후 공동설계와 동시발주 상생안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하며 지난 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 소지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까지 요청했다. 공정위는 지난 15일 공정거래법 116조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첨부하며 “사후판단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으나, 결국 방추위는 경쟁입찰을 선택했다.

이번 경쟁입찰 방식 결정으로 KDDX 사업은 또다시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6000톤급 이지스급 구축함 6척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사업자 선정 절차를 다시 밟은 후 건조까지 진행하려면 절대적인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해군의 전력화 시기 역시 지연될 예정이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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