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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시장 삼킨 ETF, 리밸런싱에 ‘웩더독’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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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23 15:40:45   폰트크기 변경      

사진=챗지피티 제공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국내 상장 리츠(REITs) 시장이 급성장한 상장지수펀드(ETF)의 영향력에 휘둘리는, 이른바 ‘웩더독(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리츠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거대해진 ETF의 리밸런싱(종목 비중 조정) 물량이 쏟아질 때마다 개별 주가가 요동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스타리츠의 주가는 전날 3245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12일 종가 3600원 대비 13.00% 하락한 수치다.

이는 이번 달 15일에서 19일까지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가 정기 리밸런싱을 통해 비중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리밸런싱 전 거래일인 지난 12일 2.99%였던 KB스타리츠의 비중은 19일 기준 2.63%로 축소됐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의 시가총액은 1조557억원으로 국내 상장된 리츠 ETF 중 최대 규모다.

시가총액 5519억원으로 상장 리츠 ETF 2위에 오른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ETF도 이달 11일 리밸런싱을 단행했다. 당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장중 전거래일 종가(3705원) 대비 6.48%까지 떨어진 3465원을 찍었다가 2.56% 하락한 361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ETF에서 디앤디플랫폼리츠의 비중은 12월10일 2.97%였지만 리밸런싱 다음 날인 12일 2.2%로 줄어들었다.


리츠 업계는 자산운용사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세밀한 분산 매매를 통해 과도한 주가 변동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관계자는 “현재 리츠 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한다. 거래량도 적으니 ETF가 리밸런싱을 위해 기계적으로 물량을 사고팔면 시장이 속수무책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ETF의 경우, 하루 만에 리밸런싱을 실시했으나 TIGER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ETF는 5일에 걸쳐 진행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동성을 제어하기 위해 코람코주택도시기금리츠(앵커리츠)의 역할 확대론도 대두됐다. 업계 관계자는 “앵커리츠가 올해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며 소방수 역할을 자처했지만 조 단위로 커진 ETF가 리밸런싱 과정에서 대규모 매매에 나서면 대응하기 어렵다”며 “앵커리츠의 운용 규모를 현실화하는 한편, ETF발(發)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를 흡수할 수 있는 시장 안전판 기능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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