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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에서 빛까지] ②반도체와 인터넷을 떠받친 ‘보이지 않는 코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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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05 05:00:11   폰트크기 변경      
반도체 공정의 정밀도 결정하는 유리…인터넷을 가능하게 한 유리선

충남 아산시 디스플레이시티 1단지에 소재한 코닝정밀소재 전경 /사진:코닝정밀소재
코닝(Corning)의 광섬유·광케이블 제품들을 전시한 쇼케이스. 심화영기자
사진은 코닝(Corning)의 실험용 유리·플라스틱 용기 및 세포배양 용기를 한 번에 전시한 쇼케이스. 심화영기자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1851년 설립된 코닝은 유리로 시작해 반도체와 통신 인프라의 핵심 소재를 공급해 온 미국 뉴욕주 코닝시에 본사를 둔 소재 과학 기업이다. 2024년 매출은 144억달러(약 20조~21조원). 겉으로 드러나는 완제품 브랜드보다, 산업의 근간을 지탱하는 소재 기술로 정체성을 쌓아왔다.

코닝의 첫 전성기는 19세기 말이었다. 1870년대 토머스 에디슨이 발명한 백열전구를 감싸는 유리구를 개발하며 전기 조명 상용화의 숨은 주역이 됐다. 이후 브라운관(CRT) TV용 유리로 세계 시장을 장악했고, 디스플레이 산업이 LCD로 전환될 때도 핵심 유리 소재를 공급했다.

스마트폰 시대에는 얇고 충격에 강한 강화유리 고릴라 글라스로 시장을 선도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 시리즈를 포함해 글로벌 주요 스마트폰 대부분에 적용되며 ‘보이지 않는 표준’이 됐다.

코닝은 50년 이상 반도체 제조 공정용 핵심 광학 소재를 공급해 왔다. EUV·DUV 노광 공정에 쓰이는 고순도 용융 실리카(HPFS)는 낮은 열팽창과 뛰어난 광학 투과성이 특징이다. i-Line, KrF(248nm), ArF(193nm) 등 주요 파장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해 미세 공정 정밀도를 끌어올린다.

최근에는 반도체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웨이퍼와 칩을 지지·보호하는 캐리어 글라스,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차세대 유리기판(글라스 코어) 개발에 수년 전부터 투자해왔다. 얇아지는 웨이퍼에서 발생하는 휨 현상을 줄이고, 고집적 AI 반도체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소재로 주목받는다.

또 반도체와 광통신을 결합한 공동패키징광학(CPO) 기술에서도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전기 신호를 빛으로 바꿔 전력 소모를 줄이고 속도를 높이는 기술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인터넷과 데이터센터의 기반 역시 유리다. 1970년 코닝 연구진인 로버트 마우러, 도널드 켁, 피터 슐츠는 세계 최초의 저손실 광섬유를 개발했다. 신호 손실을 km당 17dB, 이후 4dB까지 낮추며 광통신 시대를 열었다. 머리카락 굵기의 유리선 하나가 두꺼운 구리선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게 되면서, 글로벌 인터넷 백본과 5G·AI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구축됐다. 코닝은 지금까지 10억 km가 넘는 광섬유를 공급한 광통신 분야 글로벌 선두기업이다.

한편 코닝의 강점 중 하나는 삼성과의 반세기 동맹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코닝 보통주 약 9.0~9.4%(7400만~8000만주)를 보유한 2대 주주다. 1대 주주인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뱅가드에 이은 지분 구조로, 단순 고객을 넘어선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 관계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4년 일부 지분을 매각했지만, 주주협약에 따라 지분 상한 9%를 유지하며 2028년까지 보유를 약속한 상태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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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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