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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이승윤 기자] <대한경제>와 ‘1군 종합건설회사 법무직협의회(건법회)’가 손을 잡고 올해 처음으로 만든 ‘건설준법대상’ 시상식은 단순한 포상을 넘어 우리 건설산업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건설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ㆍ준법경영) 역량 확대는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메시지와 함께 법조계와 건설업계의 상생ㆍ협력이라는 화두를 던졌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은 높은 위험과 고강도 규제가 따르는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공사비 분쟁과 하도급 분쟁은 물론 중대재해, 환경 규제, 공정거래 이슈 등 수많은 법적 리스크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과거에는 분쟁이 발생한 뒤에야 변호사를 찾는 식의 ‘사후 대응’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리스크를 미리 진단하고 구조적으로 관리하는 ‘사전 예방’ 중심의 준법경영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법조계, 특히 로펌업계가 있다. 공사 입찰 단계의 법률 검토부터 계약 구조 설계, 하도급 관리 체계 구축,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 자문 등 외부 법률 전문가와의 협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여진다. 로펌들의 역할이 단순히 ‘분쟁 해결사’가 아닌 건설사의 경영 전반을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로 확장되고 있다는 뜻이다.
건설업계도 바뀌고 있다.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른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 확산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불법 하도급 규제 강화 등은 건설업계에 더 높은 수준의 법적ㆍ윤리적 기준을 요구한다. 여기에 건설안전특별법 등 보다 강력한 규제가 새로 생길 가능성도 높다. 이에 여러 건설사들은 내부 법무 조직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부 로펌과의 협업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상생 구조는 단기적인 비용 절감이나 분쟁 감소를 넘어 장기적으로 건설업계 전반의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투명한 계약과 공정한 거래 관행은 협력업체와의 관계를 안정시키고, 안전과 환경을 중시하는 준법 시스템은 사회적 비난을 줄이는 대신 기업의 평판을 높인다. 이 과정에서 로펌들은 건설법무에 대한 전문성 강화를 통해 새로운 자문 영역을 개척할 수 있고, 건설사는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된다. 건설업계와 법조계가 ‘의뢰인과 대리인’이라는 전통적인 역할을 뛰어넘어,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반자’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준법대상이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법을 잘 지키는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준법경영을 위해서는 건설사 경영진의 확고한 준법 의지도 중요하지만 법조계와의 긴밀한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법과 규제가 점점 정교해질수록 이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래서 건설업계에는 건설 현장을 이해하는 법률 파트너가 필요하고, 법조계에도 건설산업 전반을 꿰뚫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결국 건설산업의 미래는 준법경영을 중심으로 건설업계와 법조계가 얼마나 깊이 상생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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