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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3.7억 금품수수… 현대판 매관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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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29 12:17:55   폰트크기 변경      
특검, 180일간 수사 마무리

“장막 뒤 불법적으로 국정 개입
인사ㆍ공천… 국가시스템 붕괴”
20명 구속 등 76명 재판에 넘겨
양평고속道 특혜의혹 입증 못해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해온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9일 최종 수사 결과 발표와 함께 180일간의 수사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했다.

특검은 김 여사를 포함해 20명을 구속 기소하는 등 모두 76명(31건)을 재판에 넘겼다. 그동안 ‘치외법권’으로 여겨졌던 전직 대통령 배우자의 비리 의혹을 처벌하기 위한 단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빌딩 브리핑실에서 열린 최종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특검팀은 이날 브리핑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비롯해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라고 불린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ㆍ통일교 청탁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식적인 지위나 권한이 없는 김건희가 대통령에 버금가는 지위를 향유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우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돈을 대는 역할을 한 이른바 ‘전주’(錢主)로 가담해 8억여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의혹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대선 과정에서 2억7000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가 적용됐다.

이와 함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의 명품 가방과 목걸이 등을 받고 교단 현안을 청탁받은 의혹과 관련해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됐다. 과거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이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던 디올백 수수 사건도 기소로 결론이 뒤집혔다.

민 특검은 김 여사에 대해 “대통령 배우자의 신분을 이용해 고가의 금품을 쉽게 수수하고, 각종 인사와 공천에도 폭넓게 개입했다”며 “대통령 배우자의 권한 남용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공적 시스템이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특검이 새롭게 규명한 핵심 성과는 김 여사가 각종 인사ㆍ이권 청탁과 함께 고가의 금품을 받았다는 ‘매관매직’ 의혹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각종 인사ㆍ공천ㆍ사업 청탁과 함께 고가의 그림과 명품 가방, 귀금속, 시계, 금거북이 등 모두 7건, 3억7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고 결론 내리며 이를 ‘현대판 매관매직’으로 규정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교 관계자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등 5명이 구속 기소됐고,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등 7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특검팀은 “대통령의 배우자가 역사책에서나 볼 법한 ‘현대판 매관매직’을 일삼고, 국민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장막 뒤에서 불법적으로 국정에 개입했다”고 질타했다.

통일교 청탁ㆍ금품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정교분리라는 헌법적 가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통일교 지도자의 정교일치 욕망, 대통령 권력을 등에 업은 대통령 배우자 및 정권 실세의 도덕적 해이와 준법정신 결여, 정권에 기생하는 브로커들의 이권 추구 등이 결합해 빚어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 일부 굵직한 의혹에서 김 여사가 직접 개입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 점은 한계로 남았다.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의 뇌물 공모 정황도 끝내 규명하지 못해 남은 수사는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넘어가게 됐다.

김건희 특검은 내란 특검, 순직해병 특검과 함께 사상 초유의 ‘3대 특검’ 체제 속에서 진행됐다. 그 결과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기소되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수사ㆍ기소 완전 분리’를 골자로 정부ㆍ여당이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3개 특검은 수사ㆍ기소권을 모두 쥐고 있는 모순적인 상황이 연출되면서 논란도 일었다. 여기에 불법 주식거래 의혹 등 특검 개인의 비위 문제나 편파수사, 강압수사, 별건수사 의혹 등 일부 오점도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특검은 장기간 의혹만 제기됐던 전직 대통령 배우자의 비리를 상당 부분 실제로 규명해 법정에 세웠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사법 역사상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김 여사가 기소된 주요 사건들의 1심 선고는 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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