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協 “소비자 편익 증진 기대”
렌터카연합회 “기울어진 운동장”
규제 완화 땐 현대캐피탈 최대 수혜
1위 롯데렌탈 비상…점유율 하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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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금융당국이 캐피털사(여신전문금융사)의 자동차 렌털 취급 한도 완화를 검토하면서 렌터카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안은 전국렌터카연합회와 여신금융협회의 공방을 넘어, 국내 렌터카업계 1위 롯데렌탈과 캐피털업계 1위 현대캐피탈 간의 시장 주도권 쟁탈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캐피털사의 렌털 사업 비중을 제한하는 현행 규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 등이 목적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캐피털사는 본업인 ‘리스 자산’ 규모 내에서만 렌터카 사업을 할 수 있다. 리스자산이 1000억원이라면 렌털자산도 1000억원까지만 허용되는 구조다. 리스는 고객이 차량을 빌려 쓰다가 계약이 끝나면 돌려주거나 사는 금융상품이고, 렌털은 단순히 차를 빌려주는 대여 서비스다. 금융사가 본업인 금융(리스)에 집중하고, 렌터카 같은 일반 기업 영역에 과도하게 진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취지다.
규제 완화 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렌터카 등록대수 업계 3위(점유율 12.2%)인 현대캐피탈이다. 현대차와 기아라는 든든한 우군을 둔 현대캐피탈은 그간 리스 자산 한도에 걸려 렌털 사업 확장에 제약을 받아왔다. 반면 점유율 20.1%의 1위 사업자 롯데렌탈은 비상이 걸렸다. 캐피털사가 막강한 자본력과 낮은 조달 금리를 무기로 장기 렌터카 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시장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렌터카 업체는 자산(차량)을 매입해 빌려주고, 계약기간동안 대여료를 받는 식으로 수익을 내기 때문에 조달 금리가 낮을수록 유리하다.
전국렌터카연합회는 이 상황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규정했다.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사가 그 돈을 빌려 쓰는 업체와 직접 경쟁하는 구조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캐피털사가 시장에 진입하면 일반 렌터카 업체들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반면 여신금융협회는 경쟁 활성화를 통한 소비자 편익 증진을 내세우고 있다. 캐피털사가 진입하면 롯데와 SK 등 대형사가 과점해온 시장의 요금이 인하되고, 금융당국의 엄격한 감독을 받는 금융사 특성상 불완전판매나 과도한 위약금 같은 고질적 문제도 개선될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해외 자본의 국내 시장 독식에 대한 우려도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계 사모펀드가 SK렌터카를 인수한 데 이어 롯데렌탈 지분 인수를 앞두고 있어, 규제가 완화되지 않을 경우 국내 렌터카 시장의 35%가량을 단일 해외 사모펀드가 장악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올해 10월 말 기준 국내 렌터카 시장은 전체 1300여개사 중 상위 10개 업체가 70%를 점유하고 있다. 상위 10개사 중 7곳이 캐피털사 계열로, 합산 점유율은 34.8%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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