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 투자ㆍ멀티 파워트레인 전략
25% 고율 관세 정책 돌파구 마련
현대차 美 판매기록 3년째 경신 예고
![]()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자동차가 내년 미국 진출 40주년을 앞두고 3년 연속 역대 최다 판매 기록 경신을 눈앞에 뒀다. 트럼프 행정부의 25% 고율 관세에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선제적 현지 투자와 하이브리드 중심의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는 평가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11월 미국 판매량은 89만6620대(제네시스 포함)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 91만1805대를 넘어 역대 최다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연간 100만대 판매도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1986년 국내 첫 전륜구동 승용차 ‘엑셀’ 수출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첫해 16만대와 이듬해 26만대를 판매하며 주목받았지만, 품질 문제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는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1999년 ‘10년ㆍ10만마일 보증수리’ 전략으로 정면 돌파에 나섰고, 품질 경영에 집중하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40년이 지난 현재 현대차는 미국 내 최고 권위의 품질 평가에서 잇달아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충돌 안전 평가에서 현대차 7개 차종이 최고 등급인 ‘TSP+’를 획득했고, J.D파워 신차품질조사(IQS)에서도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17개 자동차그룹 중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유력 자동차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정주영 창업회장, 정몽구 명예회장, 정의선 회장 등 3대 경영진을 글로벌 자동차산업 발전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당시 정의선 회장은 “할아버지이신 정주영 창업회장의 고객 중심 경영철학은 지금 현대차그룹 핵심가치의 근간이 됐고, 아버지이신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ㆍ안전ㆍR&D에 대한 신념은 현대차그룹의 경영철학에 깊이 각인돼 있다”고 밝혔다.
![]() |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
올해 성과의 일등공신은 정 회장 주도의 하이브리드 전략이다. 10월까지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카 25만7340대를 팔아 지난해 연간 판매량(22만2486대)을 이미 넘어섰다. 11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37.1% 증가한 2만377대를 팔았다. 수익성이 높은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 덕분에 25% 관세에도 가격을 동결하며 시장 점유율을 지킬 수 있었다.
정 회장은 관세 위기에 공격적 투자로 맞섰다. 지난 3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후 4년간 210억 달러(약 3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같은 달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해 미국 생산 120만대 체제를 구축했고, 2030년까지 현지 생산 비중을 40%에서 8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다만 15% 관세가 여전히 남아 있고,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발이라는 숙제도 안고 있다. 미국이 최대 수출 시장이자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교두보라는 점에서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이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