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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임제 재시행 동상이몽… 시멘트업계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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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31 06:01:02   폰트크기 변경      

화물연대 “보험료·번호판 비용 반영”
화주측 “숙박비 등 노조요구 도넘어”


[대한경제=박흥순 기자]안전운임제가 재시행을 코앞에 두고 삐걱거리고 있다. 차주의 개인 비용까지 안전운임에 반영해달라는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주장에 대해 화주가 반발하면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산하 안전운임위원회는 내년 안전운임 고시를 위해 31일까지 막판 집중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그래픽: 대한경제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차주)에게 적정 수준의 임금을 보장해 과로ㆍ과적ㆍ과속 운행을 방지하고 교통안전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2020년부터 3년간 시행됐다. 윤석열 정부 때 화물연대 파업 등이 겹치면서 일몰됐지만, 지난해 7월 관련법의 국회 통과로 2026년부터 3년간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쟁점은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 등 대상 차종의 원가(운임) 반영 범위다. 화물연대 측은 국민연금ㆍ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와 번호판 비용(지입료) 등 필수비용으로 계산해 안전운임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적정 소득을 보장해야 교통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화주 측은 노조의 주장이 논리에 맞지 않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교섭 과정에서 노조의 요구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노조는 운행거리 150㎞ 초과 시 숙박비 별도 지급, 세무상담비 부담 등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내수 감소로 물동량이 줄어들면 운송 수입도 주는 것이 당연하지만, 노조 측은 “줄어든 물량만큼 운송단가를 높여 수입을 보전해 달라”고 요구한다는 전언이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신중한 모습이다. 노조의 안전운임 확대 요구에 대해 “일단 3년간 운영한 뒤 실현 가능성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교섭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31일까지 교섭이 타결되지 않으면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법적 운임 기준은 공백상태가 된다. 이 경우 화주와 차주 간 운임 지급 기준을 둘러싼 마찰이 불가피하며, 추후 타결ㆍ고시되더라도 소급 적용에 따른 정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노조는 물리력 행사도 불사할 태세다. 화물연대는 화주 측의 반발을 제도의 무력화로 규정하고 지난 17일 부산신항과 광양항, 그리고 수도권 시멘트 유통의 핵심 거점인 의왕ICD에 농성장을 설치했다. 김동국 화물연대 위원장은 “안전운임 고시를 지연시킬 경우 농성장을 투쟁의 전진기지로 전환하겠다”며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당사자인 시멘트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건설경기 침체로 시멘트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났고, 전기요금과 환경 규제 비용은 계속 치솟고 있다”며 “경영 환경이 최악인데 과도한 운임 인상까지 겹치면 공장 가동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국토교통부 보고서에 따르면 안전운임제 첫 시행(2020∼2022년) 결과 BCT 운임은 38% 올랐으나 교통안전 지표는 오히려 후퇴했다. 견인형 화물차 사고 건수는 8% 증가했고, 특히 사망자 수는 시행 전 21명에서 30명으로 42.9%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교통사고가 11.5%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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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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