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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지희 기자] 2025년 건설업계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안전규제 강화, 입찰제도 개편이 동시에 진행된 전환기였다.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300위권 건설사 중 22개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중견사 재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이달부터 건설안전 배점제가 본격 시행됐다. 기술형입찰 유찰률은 전년 65%에서 48%로 다소 완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 법정관리 여파, 중견사 중심 재편
2025년 건설업계 구조조정은 1월에 정점을 찍었다. 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20개 건설업체가 회생절차를 신청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4년 12월 7곳에서 급증한 수치다.
대한건설협회 집계 기준, 올해 구조조정을 신청한 건설사는 55개사에 달한다. 워크아웃 1개사, 법정관리 54개사, 상장폐지 1개사로 집계됐다. 이 중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상위 300위권 내 중견사만 22개사가 포함돼 업계 ‘허리’가 무너지는 양상이 확연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10개사(58.8%), 비수도권 7개사(41.2%)로 수도권 비중이 높지만, 충남ㆍ충북ㆍ전남 등 지방 거점사들이 연쇄적으로 쓰러지면서 지역 건설 생태계 붕괴 우려가 커졌다. 특히 대흥건설(충북 1위)과 해유건설(충남 4위), 대저건설(경남 2위) 등 지역 상위권 건설사들의 법정관리 신청은 해당 지역에 직접적 타격을 줬다.
◆ 안전 배점제 전환 시행
조달청은 시설공사 집행기준을 개정해 300억원 이상 종합심사낙찰제 공사의 건설안전 항목을 기존 가ㆍ감점(±0.8점)에서 배점제(2점)로 전환했다.
또, 노동안전 종합대책은 중대재해를 건설사의 생존 리스크로 격상시켰다. 연간 3명 이상 사망사고 발생 법인은 영업이익의 5% 이내(최소 30억원) 과징금을 부과받는다. 건설업 평균 영업이익률 2~3%를 고려하면 실질적 적자 전환을 의미한다. 건설산업법상 영업정지 요청 요건 역시 기존 ‘동시 2명 이상 사망’에서 ‘연간 다수 사망’으로 확대됐다.
한 중견사 대표는 “중대재해 한 번이면 공공수주 파이 자체를 잃는 구조”라며 “안전관리 투자비를 판관비가 아닌 생존 비용으로 재정의했다”고 말했다.
◆ LH 입찰 브로커 의혹, 공정위 전수조사
종합심사낙찰제 방식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건설공사에서 입찰 브로커를 통한 담합 의혹이 불거지며 공정거래위원회가 5월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고양창릉 S-6BL 아파트 건설공사 3공구’에서 2개사가 동일한 내역서를 제출하며 무효 처리된 사건이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공정위는 이들이 동일한 입찰 브로커에게 견적을 의뢰한 것으로 의심하며 조사 범위를 확대했다.
이 가운데 올해 입찰에서도 브로커 의혹이 제기되며, 조달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조달청은 공사입찰특별유의서 등 개정을 통해 입찰브로커의 편법과 반칙행위 근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입찰브로커’ 등에 대한 용어를 정의하고, 브로커 등의 불공정행위 유형 에 대한 명시적 규정을 신설할 방침이다. 필요하면 검찰에 직접 고발도 진행하기로 했다.
◆ 기술형입찰 유찰률 48%
조달청 기준 기술형입찰 유찰률은 작년 65%에서 올해 48%로 완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감사원은 최근 3년간 국토부 기술형입찰의 47%가 유찰되며 공기가 최대 22개월 지연되고 공사비 약 9000억원이 추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사업이 지연되며 설계 당시와 시공 시점의 공사비 차이가 20%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유찰 후 수의계약으로 넘어가는 비효율이 3년째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건설업계는 2025년을 대형ㆍ기술형입찰의 유찰, 공사비 현실화 압박, 안전 평가 강화, 낙찰하한율 상향이 동시에 작동한 과도기로 평가했다.
대형 건설사 임원은“안전관리 우수 기업과 재무구조가 건전한 기업에 공공공사 수주 기회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 건설사들의 수주 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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