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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재용 회장 주재의 신년 만찬 자리에 노태문(왼쪽)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 사장과 용석우(오른쪽) VD사업부장 사장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새해 첫 출근일인 2일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신년 만찬을 갖고 올해 경영 구상과 핵심 전략을 공유했다. 공식 신년사를 대신해 이 회장이 전하는 사실상의 ‘연초 메시지’인 만큼, 재계의 시선도 이 자리에 집중됐다.
이날 만찬은 오후 5시 30분부터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호텔신라 코스 요리가 만찬상에 오른 가운데, 사장단은 만찬에 앞서 경영 현황과 사업별 추진 전략이 담긴 영상을 시청한 뒤 이 회장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자리에 참석한 인사만 봐도 삼성의 전 부문이 총출동했다.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을 비롯해 노태문 DX부문장 사장, 박학규 사업지원실장 사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등이 만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송재혁 DS부문 CTO, 용석우 VD사업부장,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등 핵심 기술·사업 책임자들도 함께했다.
재계에선 이날 만찬의 핵심 키워드로 ‘AI’와 ‘기술 리더십’을 꼽는다. 삼성전자가 전사 비전으로 내세운 ‘AI 드리븐 컴퍼니’ 전략이 올해 경영의 중심축임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날 신년사를 발표한 전영현 부회장은 “전례 없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해 AI 시대를 선도하자”고 강조했고, 노태문 사장 역시 “AI 기술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AI 전환기를 이끄는 기업으로 도약하자”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메시지에 무게가 실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초 불거졌던 ‘삼성 위기론’이 메모리 시황 회복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강화로 다소 누그러진 상황이지만, 이 회장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초격차’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는 주문을 내놨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3월 임원 세미나에서 언급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하라”는 메시지 역시 이날 만찬의 맥락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다시 한 번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외국인들은 새해 첫 거래일 코스피에서 다음주 4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를 3000억원어치 매수했다.
수출 호조와 함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은 실적 반등이 일시적 회복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주목하고 있다.
삼성은 2014년까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생일(1월 9일)에 맞춰 사장단 만찬을 열어왔으나, 이재용 회장이 2022년 10월 회장직에 취임한 이후인 2023년부터는 새해 첫 출근일에 사장단을 소집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단순한 의례가 아닌, 연초 경영 기조를 직접 공유하는 ‘전략 회의’ 성격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공식 신년사를 하지 않는 만큼, 사장단 만찬에서의 발언은 내부적으로 매우 상징성이 크다”며 “올해 삼성의 화두는 AI 전환과 반도체 경쟁력 회복,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로 요약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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