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상무가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 서초사옥에서 <대한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삼성운용 제공 |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삼성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운용본부를 이끄는 임태혁 상무에게 지금의 ETF 시장은 마치 ‘거대한 백화점’과 같다. 쇼핑뿐 아니라 여가와 미식을 즐기기 위해 인파가 몰리는 백화점처럼 ETF 시장 역시 투자자의 각기 다른 니즈를 충족시키는 복합적인 공간으로 진화했다는 진단이다.
임 상무는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 서초 삼성타운에서 진행된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가 어떤 재무적 꿈을 꾸든 그에 딱 맞는 ‘칩(Chip)’을 공급하는 것을 소명으로 삼고 있다”며 ETF 운용 철학을 밝혔다.
지난 2008년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에서 채권펀드매니저로 커리어를 시작한 임 상무는 2013년 삼성자산운용으로 적을 옮기며 ETF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9년 ETF운용1팀장에서 2021년 ETF운용본부장, 2022년 상무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KODEX 순자산이 10조원에서 100조원으로 10배 이상 폭발 성장하는 격변기를 최전선에서 이끌어온 덕분이다.
임 상무는 “ETF 시장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끔 제도가 열리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인버스와 레버리지를 시작으로 합성형, 2배 인버스, 액티브, 만기매칭형까지 허용됐다”며 “이렇게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건 운용역 입장에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덕분에 매너리즘에 빠질 시간도 없이 즐겁게 일해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 올해도 주도주는 AI·커버드콜
임 상무는 지난 한 해를 관통한 키워드인 인공지능(AI)과 커버드콜을 꼽았다. 올해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 주식 시장은 AI 테마가 휩쓸었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원하는 수요가 늘며 커버드콜 시장이 급성장했다”며 “삼성자산운용에서 순자산 1조원이 넘는 테마 ETF가 탄생했는데 바로 KODEX AI전력핵심설비다. AI가 가동되려면 결국 전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 ETF는 역주행을 통해 최근 순자산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커버드콜의 정석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임 상무가 꼽은 KODEX AI전력핵심설비 ETF는 대신 AI 전력 인프라 확대의 수혜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단순히 관련 테마에 분산 투자하는 대신 국내 전력 설비 사업을 이끄는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LS ELECTRIC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60% 가까이 담았다.
커버드콜의 정석으로 언급된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 ETF는 미국 현지에서 탄력적 커버드콜 운용 전략으로 높은 수익률과 안정적 분배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DIVO ETF를 복제해 국내에 상장한 상품이다. 현재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 지수를 추종하는 VOO ETF(33.4%)와 DIVO ETF(14.5%)에 집중 투자하며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매월 15일이 분배금 지급기준일인 월중 배당 상품으로 최근 1년 배당수익률은 8.97% 수준이다.
지난달에는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 ETF와 함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좋은 상품도 새롭게 선보였다. KODEX 미국성장커버드콜액티브 ETF는 수익성 높은 미국 테크 성장주에 투자하며 탄력적인 옵션 매도 전략으로 월배당을 추구한다. 임 상무는 “그간 투자자 사이에서 ‘SCHD는 좋은데 QQQ를 더하면 내가 원하는 포트폴리오가 될 텐데’ 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착안해 기존의 포트폴리오에 기술주 비중을 높여 베타를 키운 상품을 내놨다”며 “베타가 높다는 건 결국 변동성이 크다는 의미이므로 옵션 프리미엄도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 ETF보다 변동성과 분배금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상무가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 서초사옥에서 <대한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삼성운용 제공 |
◇ 국장 밸류업 위해선 퇴직연금 세제 개선 필수
국내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임 상무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국내 주식형 ETF에 투자할 때 발생하는 세제 불이익을 꼬집었다. 그는 “일반 계좌와 달리 연금 계좌에서 국장에 투자하면 추후 연금소득세를 내야 하는 불합리함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 사이에서는 연금 계좌로 해외 주식을 사는 것이 디폴트(기본값)가 돼버렸다”며 “퇴직연금 규모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자금의 흐름이 국내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수급적인 측면에서 국장에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연금 투자자에게는 ‘지루한 투자’를 주문했다. 임 상무는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비) 높은 편이다. 그러나 노인의 현금 여유는 글로벌 주요국보다 낮다”며 “연금 투자는 미래의 나와의 약속인 만큼 재미없고 기계적으로 해야 한다. 우상향하겠다고 판단하는 종목을 꾸준히 사다 보면 올라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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