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유통 빅3, 사업구조조정 주력
무신사·올리브영 등 신흥강자
글로벌 공략 가속… 매출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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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유통기업들이 새해 경영 화두를 담은 신년사를 잇달아 발표하는 가운데, 1년전 신년사에 담았던 경영 목표의 달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전통 유통사 ‘빅3’는 체질 개선과 선택적 투자를 통해 변화의 물꼬를 텄으나, 매출 성장세는 여전히 더딘 모습이다. 반면 무신사와 올리브영은 글로벌 확장과 기술 투자를 예고대로 실행하며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통 3사 체질 개선 속도에도 성장세는 약해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체질 개선을 통한 재도약’은 조직 개편과 사업 구조조정으로 가시화됐다. 신 회장은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사업은 고객 요구를 충족하는 사업이어야 한다”며 재무건전성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맞춰 신동빈 회장은 5년만에 롯데쇼핑의 사내이사로 복귀하면서 본격적인 변화를 이뤄냈다. 경쟁력 있는 사업 선별 강도를 높여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구리점을 신규 출점한 반면, 백화점 영등포점 사업권을 반납하고 분당점은 폐점을 결정했다. 직무급제 도입과 HQ 제도 폐지로 조직을 민첩하게 만들고, 정현석 아울렛사업본부장을 백화점 대표로, 차우철 롯데GRS 대표이사를 롯데마트ㆍ슈퍼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젊은 조직으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다만 이 같은 체질 개선 작업이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증권가는 롯데쇼핑의 2025년 연간 매출을 13조8443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목표치인 14조원에 미달할 뿐 아니라 전년 대비 1.02% 감소한 수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제시한 ‘본업 경쟁력’과 ‘1등 고객’ 전략은 뚜렷한 성과로 나타났다. 정 회장은 “시장 상황이 나쁠 때도 기업은 도전하고 성장해야 한다”며 “1등 고객의 갈증에 먼저 반응하고 집요하게 실행하는 신세계 본연의 DNA를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기 불황 시기의 고객 소비 패턴에 맞춰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 신규 출점, 이마트의 초저가 상품 브랜드 론칭을 이뤄냈다. 지난해 개점한 트레이더스 마곡점(2월)과 구월점(9월)은 모두 개점 첫 달부터 흑자를 기록하며 신규 출점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과 강남점 리뉴얼을 마무리하며 VIP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동시에 신규 고객 유치에 성공했다.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중 최초로 3조원 매출을 돌파했다.
청라 스타필드, 화성 국제테마파크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이 본격 착공에 들어갔고, 타개책을 찾지 못했던 G마켓은 알리바바그룹과 합작법인을 만들어 국경간 이커머스 시장 공략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다만 야심차게 출범시킨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시너지를 창출하지 못하고 접기로 했다. 이마트와 신세계 합산 매출은 35조9964억원으로 1.14%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주문한 ‘시장 선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신규 사업 추진’은 제한적으로 실현됐다. 정 회장은 “더현대서울과 같이 시장을 선도하는 성공 경험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신규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신속하게 판단해 신규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의 대표적인 신규 사업은 K-콘텐츠 수출 플랫폼인 ‘더현대 글로벌’이다. 더현대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한국의 유망 신진 브랜드를 해외에 소개하는 무역 플랫폼 역할을 맡으며 일본과 대만에서 누적 매출 57억원을 거뒀다. 현지 백화점 등 유통채널에서 더현대 글로벌 입점을 요청하면서 추가 입점도 늘어날 전망이다.
2024년 시작한 지방 점포 리빌딩 작업은 커넥트부산, 커넥트청주를 출점하며 새로운 유통 포맷을 실험 중이지만, 모두 예정돼 있던 사업이었을 뿐 추가로 진행된 사업은 없다. 2025년 연간 연결 매출은 4조3267억원으로 3.3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무신사ㆍ올리브영, 글로벌 확장 ‘예고된 성공’
2024년 실적 발표 당시 계획을 밝힌 무신사와 올리브영은 두자릿수 성장과 함께 글로벌 진출 성과를 냈다.
무신사는 테크 인프라 투자와 글로벌 물류 서비스 확대 계획을 착실히 이행했다. 테크 인재를 꾸준히 영입해 무신사와 29CM 등 사업간 플랫폼 서비스를 통합하고 자체 AI 인프라를 개발했다. 후기 요약, 이미지 검색 등 고객 체감형 AI 서비스는 물론 국내와 글로벌 플랫폼의 상품ㆍ주문ㆍ배송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데까지 AI를 활용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중국 안타그룹과 합작해 상하이에 무신사 스탠다드, 무신사 스토어를 열었고, 올해부터 출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무신사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97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성장했다.
올리브영은 글로벌 사업 강화를 목표로 미국과 일본 집중 공략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 미국법인 설립 후 6개 유통 벤더사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LA 주요 상권에 매장 출점을 확정했다. 올해 5월부터 동시다발적인 출점이 예정돼 있다. 일본에서는 자체브랜드(PB) 유통망을 개척하며 현지 대표 뷰티 쇼핑 행사인 큐텐의 메가와리에서 ‘바이오힐보’가 매출 최상위를 꾸준히 차지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4조2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성장했으며, 5조 클럽 달성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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