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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ㆍ외식업계, 올 경영 내실화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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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06 17:25:53   폰트크기 변경      
"확장 국면일수록 재정비해야"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근본' 강조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본업 강화"

외식업계도 고물가 대응 운영 효율화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K푸드의 글로벌 인기가 매년 높아지고 있지만 새해 식품·외식업계의 표정은 가볍지 않다. 고환율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수장들은 ‘근본’을 꺼내 들었다. 훈풍 속에서 시장 확장을 전제로 경영 매뉴얼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 등 주요 식품기업의 수장들은 신년사에서 공통적으로 본업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되, 본업 경쟁력을 다지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수출이 성과로 이어지는 동시에 비용 변동성도 커진 만큼 기업 철학을 기준으로 한 관리 능력이 실적을 좌우하는 변수로 떠올랐단 분석이다.

대표 수출기업이 된 삼양식품은 올해의 키워드로 ‘근본(根本)’을 제시했다.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이 빠르게 커졌으니 이제는 기준이 중요해졌다는 인식이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근본은 성장을 늦추자는 뜻이 아니라 확장이 커질수록 더 분명해져야 할 삼양의 기준과 판단의 방식”이라며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를 감당할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은 농심은 글로벌 확장을 이어가면서 실행 방식의 민첩함을 피력했다. 올해 경영지침으로 제시한 ‘글로벌 어질리티 앤 그로스(Global Agility&Growth)’는 해외 성장을 확대하는 동시에 빠르고 유연한 판단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조용철 대표이사가 올 하반기 녹산 수출전용공장 완공과 함께 신라면의 정체성에 대해 언급한 건 제품의 기본을 흔들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글로벌 식품 사업을 키우려는 동원그룹은 신사업과 AI를 바탕으로 한 질적 성장을 내세웠다. 김남정 회장은 “본업의 경쟁력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외 식품 계열사를 아우르는 글로벌 푸드 디비전(GFD)을 출범하며 흩어져 있던 식품 사업을 재정비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AI 등을 통해 수익 구조를 방어해보겠단 전략으로 읽힌다.

지난해 K-라면 호황을 누리지 못했던 오뚜기는 식품기업의 본원적 역할을 ‘신뢰’로 규정했다. ‘정직’과 ‘진심’을 강조한 신년사는 저당 등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글로벌 공략을 병행하되, 소비자 신뢰를 성장의 전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비용 부담이 커질수록 브랜드 신뢰가 경쟁력이 된다는 판단이다.

외식업계도 확장 국면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가맹점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BBQ는 올해 품질과 운영을 강조했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매장 단위의 안정성이 곧 수익성으로 연결된다는 진단이다. 주문·조리·물류 전반에 AI를 접목하겠다는 계획도 비용과 효율을 동시에 관리하기 위한 접근이다.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이디야커피는 본업 경쟁력 재정비와 해외 확장을 동시에 제시했다. 포화 상태가 된 내수 시장에서는 음료 리빌딩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캐나다 등 해외 출점을 통해 성장 동력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맥도날드 한국법인은 확장을 전제로 하되 기본을 강조했다. 가성비 메뉴 확대와 식품 안전 등을 강조하며 브랜드 신뢰를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매장 500개를 열고 3년 내 매출 2조를 달성하겠단 목표도 제시했다.

교촌치킨도 기본에 충실한 자세를 강조했다.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프랜차이즈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K푸드를 향한 글로벌 고객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자동화 등 시장을 둘러싼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며 ”각자 자리에서 변화의 흐름을 인식하고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산업 차원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이 공유됐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고환율과 내수 부진이 업계의 부담이라고 진단하며,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략 전환과 안전 대응 체계 확립을 과제로 제시했다. 샘표식품 대표인 박진선 협회장은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과 함께 글로벌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성과를 가를 기준으로 ‘확장의 속도’보다 ‘확장의 관리’를 꼽고 있다. 글로벌 수요는 이어지지만, 고환율·내수부진 환경에 맞춘 기준과 운영 방식이 실적의 명암을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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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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