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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백신입찰 담합’ 제약사들 무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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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07 09:54:23   폰트크기 변경      
1심 벌금형→2심 “공정한 자유경쟁 성립 어려운 입찰” 무죄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정부가 발주한 국가예방접종사업(NIP) 입찰 과정에서 백신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제약ㆍ유통업체 6곳에 무죄가 확정됐다.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공정거래법 위반 및 입찰방해 혐의로 기소된 SK디스커버리와 보령바이오파마, 녹십자, 유한양행, 광동제약,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6개사와 임원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6~2019년 정부가 발주한 자궁경부암 백신 등의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낙찰가를 조율한 뒤 다른 발주처를 들러리 세우는 수법으로 폭리를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는 입찰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경쟁이 존재했는지, 입찰방해의 고의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됐다.

1ㆍ2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에 사용되는 백신 입찰 절차의 공정을 해하는 것으로서 자칫 국가재정의 낭비와 위기관리시스템에 위협을 가할 우려가 있는 공익에 반하는 범죄로 죄책이 무겁다”며 각 업체들에 3000만∼7000만원, 임원들에게 300만∼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각 입찰은 구조적 특수성으로 인해 공동판매사와 나머지 업체 간에 실질적인 경쟁 관계가 존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들러리 행위로 인해 경쟁 제한적 효과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가격 등 거래조건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존재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입찰에서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려면 백신 제조사에서 ‘공급확약서’를 발급받아야 하고, 공동판매사만 이 확약서를 받을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애초부터 공정한 가격 경쟁이 불가능한 구조였다는 게 2심의 판단이었다.

검찰은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의 판단도 2심과 마찬가지였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공정거래법 위반죄 및 입찰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백신 입찰 담합과 관련해 제약ㆍ유통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낸 행정소송에선 형사사건과 다른 결론이 나왔다.

앞서 공정위는 2023년 7월 GSK와 6개 백신 총판, 25개 의약품도매상 등 32개 사업자의 입찰 담합에 과징금 409억원을 부과했다.

이후 녹십자와 유한양행, 광동제약 등 제약사들이 잇달아 소송을 냈지만 줄줄이 패소했다. 당시 법원은 이들의 행위가 부당한 공동행위라고 판단했고, 일부는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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