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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술 차용한 네이버…‘국가대표 AI’ 사업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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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08 05:00:11   폰트크기 변경      

네이버클라우드, 정부 사업 수행과정서

시신경 역할에 알리바바 오픈소스 채택

논란 확산 속 기술주권ㆍ실용주의 딜레마

지난달 30일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관람객들이 네이버 클라우드의 아바타 상담을 체험하고 있다. / 사진: 민경환 기자
[대한경제=민경환 기자] 국내 인공지능(AI)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중국산 핵심 기술을 차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인격과 사고를 담당하는 파운데이션 모델의 ‘두뇌’는 국산이지만, 시각(비전)과 청각(오디오)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시신경’ 역할을 중국 기술에 의존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국가대표 AI 사업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거세다.

7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가 최근 공개한 옴니모델 ‘하이퍼클로바X 시드 32B 싱크(SEED 32B Think)’의 비전ㆍ오디오 인코더가 중국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모델인 ‘큐원(Qwen) 2.5’와 ‘큐원 2’와 사실상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의 유사성을 측정하는 피어슨 상관계수와 코사인 유사도 분석 결과, 네이버 모델의 인코더 가중치는 큐원 모델과 99% 안팎의 일치율을 보였다. 인코더는 이미지나 음성 데이터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토큰으로 변환하는 핵심 엔진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가중치까지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은 단순히 설계를 참조한 수준을 넘어 핵심 지능을 통째로 이식한 것과 다름없다”며, 이를 밑바닥부터 자체 개발하는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 모델로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정예팀 가운데 유일한 ‘옴니모델’을 구축한 점을 핵심 경쟁력으로 강조했다. 옴니모델은 텍스트와 이미지, 오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한 모델 안에서 학습해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모델이다. 단순히 인코더 구조를 참조한 수준을 넘어 네이버가 강조한 옴니모델 경쟁력이 사실상 중국산이었다는 의미다.

논란이 확산되자 네이버클라우드는 해명에 나섰다. 회사 측은 “파운데이션 모델 본체는 100% 자체 기술로 개발했으나, 글로벌 기술 생태계와의 호환성과 시스템 효율을 고려해 이미 검증된 외부 인코더를 전략적으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비전 인코더는 외부 부품을 사용하되 이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아키텍처 완성도에 기술적 기여도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향후 고도화 과정에서 자체 인코더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AI 기술 주권’ 확보를 내건 정부 사업의 취지를 고려할 때 이러한 접근 방식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현재 과기정통부의 프로젝트에는 네이버를 포함해 SK텔레콤, LG AI연구원, NC AI, 업스테이지 등 5개 팀이 선발돼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타사 관계자들은 “모두가 직접 깎은 나무 배트로 경기에 나섰는데, 한 팀만 성능 좋은 외부 알루미늄 배트를 들고나온 격”이라며 평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정부가 공모 당시 ‘독자 모델’에 대한 기술적 정의를 명확히 정립하지 못해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해외 모델을 미세 조정(파인 튜닝)한 파생 모델이 아닌 국산 모델을 조건으로 걸었으나, 멀티모달(Omni-modal) 구현을 위한 세부 모듈의 외부 차용 허용 범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중 전문가 평가를 통해 5개 팀 중 1개 팀을 탈락시킬 예정이다. 중국산 기술 차용 논란이 네이버의 인프라와 기술 역량을 뛰어넘는 탈락 사유가 될지, 아니면 실용적인 엔지니어링 선택으로 수용될지가 관건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을 전문기관 평가위원들이 면밀히 검토해 독자 모델로서의 적격성을 공정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환 기자 eru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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