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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허점에 발목… ENG업계 무더기 ‘연좌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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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09 06:00:26   폰트크기 변경      
제2종 허위조사 여파에 제1종까지 제재… “책임 범위·처분 기준 재정비 필요”

[대한경제=안재민 기자] 엔지니어링업계에서 연초부터 ‘무더기 영업정지’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재대행 구조 속에서 제2종 업체의 위법 행위 여파가 제1종 업체까지 확산되면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한강유역환경청은 최근 제1종 환경영향평가업자 41개사에 대해 최소 6개월에서 최대 9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처분 대상에는 제1종 환경영향평가업을 영위하는 중견 엔지니어링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처분의 직접적인 원인은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체인 ‘한국환경생태기술연구소’의 허위 조사 행위다.

해당 업체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수행한 ‘대저대교 도로 건설공사’를 위한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실제 현장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인력을 조사자로 기재하거나, 동일 인력이 같은 시간대에 서로 다른 지역을 조사한 것처럼 현지조사표를 작성한 혐의가 지난 2022년 경찰 수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이에 대한 재판이 2023년∼2024년 진행됐고, 지난해 8월 대법원이 해당 혐의에 대해 해당 업체의 유죄를 확정했다.

이후 환경부는 해당 업체가 재대행으로 참여한 88건의 평가서를 대상으로 거짓·부실 검토 전문위원회를 열어 이 중 사후환경영향조사서 60건에 대해 ‘거짓 작성’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제2종 업체에 조사를 맡겼던 41개사의 제1종 환경영향평가업자들까지 동일한 책임을 물어 행정처분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41개사의 1종 업체는 과도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행 환경영향평가법상 환경영향평가 업무는 제1종과 제2종으로 명확히 구분돼 있으며 1종업체에 2종업체를 관리ㆍ감독할 권한이 없다.

제1종 업체가 평가서 작성과 총괄 관리를 맡더라도, 생태·환경질 조사는 제2종 업체의 독립적인 업무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법 어디에도 제2종의 잘못에 대해 제1종이 책임져야 한다는 법 조항은 없다”며 “제1종 업체는 제2종 업체가 제출한 조사 결과를 신뢰해 평가서를 작성할 수 밖에 없는데, 허위 작성에 대한 책임을 제1종에까지 묻는 것은 책임 범위를 과도하게 확대한 것”이라고 말했따.

법적 절차를 둘러싼 쟁점도 제기된다. 환경영향평가서등에 관한 협의업무 처리규정에 따르면 사후환경영향조사서의 거짓 또는 부실 작성과 관련한 행정처분은 제출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다만, 이번 처분은 최초 조사 시점으로부터 최대 8∼10년이 지난 뒤 통보됐다. 사후환경영향조사 기초자료의 법정 보관기간이 3년인 점을 감안하면, 소명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일부 업체들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본안 소송을 준비 중이며, 업계를 중심으로 위헌법률심판 제청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적법한 환경영향평가서 작성 등 업무를 수행하고도 2종 업체의 잘못을 1종이 책임지는 현 구조가 유지된다면 1종 업체와 기술자들은 처벌 위험에 노출된 채로 업무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며 “제1종 업체에게 제2종 업체를 관리ㆍ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던가, 2종 업체의 잘못으로 1종 업체에게 내려지는 처벌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는 등 제도 개선 논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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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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