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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쏘아 올린 ‘메모리 쇼크’… 스마트폰·PC 가격 인상 도미노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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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12 06:01:21   폰트크기 변경      

HBM 수요 폭증에 범용 D램 공급 축소… 모바일 D램 70%·낸드 100% 급등
갤럭시 S26 시리즈 출고가 인상 유력… ‘AI 세금’ 시대에 소비자 부담 가중


램 이미지. /사진: 연합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향한 전 세계적 투자 열풍이 ‘메모리 쇼크’를 불러오면서 스마트폰과 PC 등 IT 기기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고수익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반도체 공정이 집중되면서, 일반 가전에 들어가는 범용 메모리 공급이 급감한 탓이다.

11일 관련 업계와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등에 따르면, 모바일용 D램(LPDDR) 가격은 지난해 초 대비 70% 이상 상승했고,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 가격은 약 100% 폭등했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AI 서버용 HBM과 고용량 DDR5 생산에 역량을 우선 배정하면서, 상대적으로 마진이 낮은 스마트폰 및 PC용 메모리 물량이 뒷순위로 밀렸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장을 단기간에 증설하기 어려운 점도 수급 불균형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제조 원가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과거 스마트폰 제조 원가(BOM)에서 10~15% 수준이던 메모리 비중이 최근 20%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특히 온디바이스 AI 기능 확대로 기기당 메모리 탑재량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라, 제조사들은 급등한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거나 소비자 가격에 전가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원가 압박은 이미 실적과 신제품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인 20조원의 영업이익(잠정)을 거뒀음에도,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네트워크 부문의 영업이익은 약 2조원 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역시 지난 5일 CES 2026 현장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인상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내달 공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출고가 인상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업계는 일반 모델 10만원, 울트라 모델 15만원 안팎의 인상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애플 역시 아이폰 17 프로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차기작의 추가 인상을 검토 중이며, 샤오미ㆍ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가격 조정에 나섰거나 검토 중이다.

PC 시장도 가격 인상 도미노다. 델이 비즈니스용 노트북 가격을 최대 30% 올렸고, 에이수스도 제품 가격을 조정했다. 국내에서는 LG전자가 ‘그램’ 16인치 모델 가격을 인상했고, 삼성전자도 노트북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AI 세금’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내다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까지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이 40%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며, 완제품 제조 원가가 최대 1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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