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측 변론 8시간 끌어 마무리 못해
尹 증거조사로 시작… 심야재판 가능성
16일엔 ‘체포방해 혐의’ 1심 선고 예정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12ㆍ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대한 1심 결심 공판이 오는 13일 다시 열린다.
당초 재판은 지난 9일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의 증거 조사가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결국 계획했던 재판 절차가 모두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피고인 측의 이른바 ‘침대 변론’을 막지 못한 재판부의 소송 지휘 역량을 문제 삼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13일에는 재판부가 공언한 대로 재판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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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속행 공판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는 13일 오전 9시30분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 전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군ㆍ경 수뇌부 7명의 내란 혐의 사건 결심 공판을 이어간다.
앞서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과 군ㆍ경 수뇌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재판을 병합한 상태다.
재판부는 13일 재판에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증거 조사를 시작으로 특검의 최종 의견 진술과 구형,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까지 모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재판처럼 장시간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경우 심야 재판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9일 재판은 점심ㆍ휴식 시간을 제외하고도 12시간 넘게 진행됐지만, 결심 공판의 핵심인 구형과 최후 진술 등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조 전 청장 등 다른 피고인들의 증거 조사는 대부분 1시간을 넘기지 않은 반면, 김 전 장관 측이 서류증거(서증) 조사에만 약 8시간 쓰면서 시간을 끈 탓이다.
서증 조사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유ㆍ무죄를 판단하기 위해 증거로 제출된 문서를 확인하는 절차로, 윤 전 대통령 측 증거 조사는 아예 시작조차 못 한 상태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들은 내란 특검팀이 증거 내용만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는 통상적인 절차와 달리 법리적 의견을 함께 제시한 만큼 ‘피고인 방어권’ 차원에서 자신들에게도 같은 수준의 발언 기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의 변론 내용 상당수는 공소사실이나 증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정치적 주장은 물론, 특검팀을 겨냥한 인신공격성 발언 등으로 채워졌다.
김 전 장관 측은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을 부르는 호칭을 문제 삼거나,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 앞에 모여 항의하는 일부 시민들의 사진을 가리키며 ‘계엄 관련 정보를 사전에 얻어 결집했을 수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등 재판 쟁점과 동떨어진 주장도 반복했다.
재판부가 ‘중복되는 내용은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는데도 변호인들은 비슷한 주장을 되풀이했다. ‘문서 읽는 속도를 빨리해달라’는 특검팀의 재촉에는 “혀가 짧아 빨리하면 혀가 꼬인다”는 답변마저 내놨다. 급기야 윤 전 대통령 측도 “특검이 증거 조사를 7시간 했으니 모든 피고인이 7시간씩 할 권리가 있다”며 김 전 장관 측을 거들었다.
이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침대 변론’, ‘법정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 처벌 여부가 걸린 재판에서 피고인 측이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재판부의 의도를 악용해 재판 방해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다음 달 예정된 법관 정기 인사 전에 1심 선고를 하지 못하게 막으려는 노림수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재판부가 다음 달 초~중반쯤 판결 선고를 공언한 상황이라 별다른 실익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 등 세 가지뿐인 만큼 특검의 구형에도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강제 노역 의무가 없는 무기금고는 제외하고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구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재판장 이정엽 부장판사)는 12일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의 일반이적 혐의 사건 첫 재판을 연다.
윤 전 대통령 등은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2024년 10월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 북한의 공격을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일반이적 혐의는 적과의 통모 여부와 관계 없이 우리나라의 군사상 이익을 해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공여한 경우 적용된다.
아울러 오는 16일에는 윤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앞서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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