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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내부에서는 포티투닷(42dot)이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을, 외부에서는 모셔널이 레벨4 로보택시를 맡는 투트랙 구조다. 여기에 웨이모와의 파트너십,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랫폼까지 더해지면서 복잡한 다각 구도가 형성됐다.
1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모셔널은 올해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레벨4 무인 로보택시를 상용화한다. 한때 인력 감축과 상용화 연기로 정리 수순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지난해 말 송창현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이 사임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룹 내 자율주행 전략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모셔널의 역할이 다시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포티투닷은 양산차에 들어가는 자율주행 기술을 책임진다. 포티투닷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아트리아(ATRIA)’는 올해 3분기 SDV 페이스카에 처음 적용될 예정이다. 모셔널이 특정 구역에서 완전 무인 주행을 목표로 한다면, 포티투닷은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는 양산차의 자율주행 기능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는 구조다.
현대차그룹은 두 조직 간 협업도 추진한다. 이번 CES에서 AVP본부-포티투닷-모셔널 간 기술 협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모셔널의 레벨4 운영 경험을 포티투닷의 SDV 개발에 결합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아직 불분명하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이번 CES 기자간담회에서 “조만간 전체적인 전략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조율 중임을 시사했다.
웨이모와의 관계도 변수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10월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아이오닉5를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차량 판매처를 확보한 셈이지만, 모셔널과 경쟁 관계에 있는 웨이모에 차를 대는 구조가 됐다.
기술 격차도 넘어야 할 산이다. 미국 로보택시 시장은 웨이모가 사실상 독주 중이다. 3000대 이상 운영하며 매주 45만건 이상의 유료 승차를 기록 중이다. 특히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의 2024년 자율주행 보고서에 따르면, 웨이모 차량은 운전자 개입 없이 평균 9793마일(약 1만5700㎞)을 주행했다. 반면 모셔널은 100여대만 운영 중이고, 44마일(약 70㎞)마다 운전자가 개입했다. 단순 비교에 한계는 있지만 격차가 작지 않다.
모셔널은 ‘안전’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안전기준을 준수하고, 독일 인증기관 티유브이 슈드(TÜV SÜD) 검증도 거쳤다. 웨이모가 지난해 12월 스쿨버스 추월 오류로 3067대를 리콜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교통 법규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경쟁사와 달리 규제를 철저히 준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새로운 변수도 등장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CES 기간 중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하고, 엔비디아가 이번 CES에서 공개한 자율주행 AI 모델 ‘알파마요’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알파마요는 테슬라가 FSD(완전자율주행)에 적용한 엔드투엔드(E2E) 방식의 진화형으로 평가받는다. AI가 상황을 언어로 이해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판단 근거를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픈소스로 공개돼 어느 제조사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장 부회장도 “여러 방법이 있고, 가능성도 다 있다”며 알파마요 도입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어 “늦은 것을 따라가는 것뿐만 아니라 뛰어넘을 방법이 뭔지가 중요하다”며 기술 단계를 건너뛰어 경쟁사를 추월하는 이른바 ‘다이내믹 캐치업’ 전략을 시사했다.
다만 여러 자율주행 주체가 기술과 데이터를 어떻게 통합하고 시너지를 낼지는 숙제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선두기업 대비 아쉬움이 있지만, 모셔널의 기술력과 연내 상용화 계획 등은 분명 유의미한 내용”이라며 “발표대로라면 모셔널이 레벨4, 포티투닷이 양산차를 맡는 구조인데 데이터나 모델 통합이 어떻게 이뤄질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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