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건 3000억원 소송 중
2건 사업장 대주단 합의
나머지도 소송 중단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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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권해석 기자]신한자산신탁이 책임준공형(책준) 부동산 신탁사업과 관련한 대주단과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원리금 지급 소송전을 중단하고, PF 원리금을 지급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했다. 법원이 책준형 사업 관련 소송에서 잇따라 대주단 손을 들어주면서 소송을 이어가는 데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신탁은 현재 진행 중인 책준형 신탁사업 소송을 중단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대주단과 합의를 진행하고 있다.
책준형 신탁은 시공사가 정해진 책준 기한을 지키지 못했을 때 부동산 신탁사가 통상 6개월 정도의 추가 기간 내에 책임 준공을 담당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신탁사가 책준을 지키지 못하는 사업장이 많이 생겼다. 이에 대주단은 계약에 따라 PF원리금 지급을 요청했고, 상당수 신탁사가 이를 거부하면서 곳곳에서 소송전이 벌어졌다.
신한자산신탁도 작년 3분기 기준으로 13건의 책준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소송 가액만 3047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신한자산신탁이 소송을 이어가지 않고 대주단이 요구하는 PF 원리금 상당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출구를 찾기로 했다.
실제 신한자산신탁은 최근 소송이 진행 중인 인천광역시 원창동 물류센터와 광주광역시 동명동 오피스텔 사업장의 대주단과 합의하고 소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신한자산신탁 측은 “내부적으로 대주단과 소송을 중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면서 “소송 중인 다른 대주단과도 지급 금액을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신한자산신탁이 소송을 포기하고 PF원리금을 지급하기로 한 데는 소송을 계속하는 것이 오히려 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신한자산신탁은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와 경기 평택 물류센터 등에서 진행된 1심 소송에서 패소한 바 있다. 신한자산신탁이 항소했지만, 업계에서는 신탁사의 승소 가능성을 낮게 봤다. 결국 소송을 이어갈수록 지급해야 할 이자 비용만 더 불어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지난 2024년부터 유상증자(1000억원)와 회사채 발행(1500억원) 등을 통해 PF 원리금 지급에 필요한 유동성 확보를 마쳤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다. 이미 충당금은 선제적으로 반영을 한 상태지만, 충당금에는 준공된 건물 가치를 제외한 부분만 반영되기 때문에 여유자금이 없으면 PF 원리금 지급과 건물 매각을 통한 자금 회수 사이에 발생하는 시차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유동성이 확보된 만큼 소송 정리를 통해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신한자산신탁이 책준형 신탁사업장 정리에 나서면서 다른 신탁사들에게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KB부동산신탁과 교보자산신탁, 우리자산신탁 등도 책준형 신탁사업장에서 대주단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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