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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향기-소리-영상으로 꾸민 유토피아...“어머니 자궁을 닮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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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13 14:59:58   폰트크기 변경      
‘제15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에 대형 설치미술 '꽃비 정원' 들고 나온 심영철 교수


“사실 인간은 속죄를 통해 에덴동산과 같은 순수한 태초, 이를테면 어머니의 자궁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욕망을 추구하지요. 각박한 현실을 대체한 정원의 아름다움은 어머니의 자궁을 닮았다고 생각해요. 현세의 언덕에서 에덴을 꿈꾸는 사람들의 욕망을 빛의 예술로 승화시키고 싶었어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14일 시작해 18일까지 이어지는 ‘제15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에 참가한 설치미술가 심영철 수원대 교수는 “첨단기술을 활용해 이성 간의 사랑은 물론 부모와 자식, 가족과 가족, 사회와 사회의 사랑을 시각예술적인 측면에서 성찰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설치미술가 심영철 수원대 교수가  ‘제15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에 출품한  '꽃비 정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경갑


심 교수는 미술계에서 ‘테크놀로지 아티스트’로 통한다. 성신여대 조소과와 미국 UCLA대학원에서 공부한 그는 1980년대부터 버섯 이미지를 차용한 3차원 영상, 홀로그램, 터치 스크린, 전자음향, 유리, 보석 등을 동원한 설치작업을 발표해왔다. 작품성이 도드라져 토탈미술상(1994) 한국미술작가상(2001) 석주미술상(2007) 등을 잇달아 수상하며 국내외 미술계에 이름을 알렸다.

‘꽃비 정원(Dancing garden-Flower rain)’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에는 거울과 철판, 모빌과 광섬유를 재료로 ‘사랑의 울림’을 형상화한 설치작품을 내놓았다.

그의 최근작 ‘꽃비 정원’ 시리즈는 여러 개체를 조합한 멀티미디어 공감각 예술이다. 미술과 기술, 음악적 장르 , 인공지능을 하나로 통합시킨 대작 ‘꽃비정원’에 대해 그는 “소리가 있는 풍경을 소우주처럼 묘사했다”며 “신의 오묘한 섭리가 인간 속에 드러나 있음을 깨닫고 세상의  영원한 주제인 유토피아 같은 사랑을 표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꽃비 정원’은 꽃잎이 휘날리는 샹그릴라를 연상시킨다. 전시공간에 미풍처럼 감도는 바람 소리,  향기로운 냄새,  물흐르듯 이어지는 영상 등이 얽히고 섥히며  차릿한 풍경을 연출한다.  또 찬란하게 내뿜는 빛은 촉촉한 꽃잎을 만들어내고, 자궁같은 설치물 위로는 고요히 빛메아리가 인다.

전작 ‘전자정원’ ‘모뉴멘탈 가든’ ‘시크릿 가든’이 섬세한 미적 세계를 여성적으로 강조한 것이라면 이번 전시작은 영적 세계와 현실의 욕망을 융합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전시 공간에서 발산되는 신비스런 풍경들이 관람객들을 황홀경에 빠뜨린다.

심영철 교수의 ‘꽃비 정원(Dancing garden-Flower rain)’                                           사진=심영철 스튜디오 제공


심 교수는 “빛과 소리, 향기, 움직임으로 구성된 이 공간은 우주이자 심해이며 동시에 어머니의 자궁처럼 현대인을 감싸는 ‘살아있는 정원’”이라며 ”관람객들은 자신이 모습이 무한이 증식되는 매트릭스 구조 속에서 오감으로 존재를 체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더구나 이번 전시를 박사학위(aSSIST AI 융합공학) 논문을 위한 실증 연구 프로젝트로 삼았다.  관람객 400명이상의 설문과 3000건 이상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예술 경험의 실체를 규명하려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전시장에는 AI 비전 카메라와 관람객 분석 시스템이 은밀하게 작동해 관람객이 작품에 몰입할 때 나타나는 촉각, 시각, 표정 등의 미세한 감정 변화를 익명의 데이터로 치환한다.
 설치미술과 오감과의 관계를 정량적 데이터로 증명하는 국내 최초의 시도인 동시에 융복합 연구의 모범 사례여서 더욱 주목된다.

심 교수는 그동안 가상과 현실이 겹쳐지며 색다른 감각의 세계를 조형화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는 “과학의 반대편에 있는 것으로 인식되는 종교와 인간의 욕망을 첨단 과학기술을 빌려 조형화하려 했다”며 “기독교 신앙을 모티브로 인간의 구원에 대한 소망과 영생 희구를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면보다 첨단 테크노아트 분야에 일찍 눈을 돌린 것에 대해서는 “조형적, 음악적 요소로 드러낼 수 없는 것을 테크노아트로는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기술, 음악, 미술의 통합을 통해 현대인의 오감을 자극하고 싶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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