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동섭 기자] 국제 은(銀)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CME)에서 3월 인도분 은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8.2% 급등한 온스당 85.84달러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의회 위증 혐의로 형사기소에 직면했다는 소식에 국제 금값과 함께 은 가격도 동반 상승한 것이다.
은 가격은 작년 온스당 29달러에서 출발해 연말 70달러로 140% 넘게 치솟은 이후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은 가격 급등의 초기 요인은 금 가격 상승”이라며 “금 가격이 중앙은행 매입 증가로 구조적 상승세를 보이면서 은 시장으로도 투자 수요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12일(미국 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현물 금 가격은 온스당 4600달러를 돌파하며 전 거래일 대비 2.2% 상승한 4609.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또 지난해 들어서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해 금·은 등 실물 자산으로 자금을 옮기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현상이 본격화했다.
실물 부족도 가격 상승의 한 요인이다. 작년 4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금·은 품목에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하자 관세 부과 전 미국으로 은이 대량 유입됐다.
미국 내 재고가 막대하게 쌓인 상태에서 투자 수요까지 급증하자 거래 가능한 은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런던 은 시장에서는 실물 부족으로 선물 매도 업체들이 인도를 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홍 연구원은 “실제 관세는 부과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은이 핵심 광물로 지정되면서 관세 부과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라며 “오는 19~21일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은 시장이 이미 급등락 사이클 한가운데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가격이 온스당 100달러까지 오르거나 50달러로 급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란 분석이다.
다만 과거와 달리 은 시장의 상승 추세가 더 길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과 중국이 은을 핵심 광물로 지정하며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진 데다, 투기 자금이 선물에서 상장지수펀드(ETF)로 분산되며 현물 수요를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실물 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어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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