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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두 로고 /사진:파두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가 대규모 수주 성과를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정지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주주들은 “과거 대기업 사례와 비교해 명백히 형평성을 잃은 결정”이라며 한국거래소의 신속한 거래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파두는 전날 해외 낸드플래시 제조사와 203억706만원 규모의 SSD 컨트롤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파두의 2024년 연간 매출(435억원)의 약 47%에 달하는 규모다. AI 데이터센터용 스토리지 수요 확대 속에서 기술 경쟁력을 재차 입증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수주 공시와 같은 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파두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결정을 위한 조사 기간을 내달 3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당초 1월 13일로 예정됐던 조사 종료 시점이 추가 조사 필요성을 이유로 미뤄지면서, 거래정지는 한 달 이상 이어지게 됐다.
파두 주주연대는 이날 공식 입장문과 보도자료를 통해 거래소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주주연대는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례를 직접 거론하며 “상장 당시 분식회계 판정을 받았던 기업도 산업적 가치와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단 19일 만에 거래가 재개됐다”고 주장했다.
주주연대 측은 “파두는 아직 사법적 결론이 나지 않은 수사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조사 기간을 사실상 무기한 연장하고 있다”며 “대기업과 중소 팹리스 기업을 대하는 거래소의 잣대가 다르다면, 이는 명백한 형평성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주주들은 이번 사안의 본질이 개별 기업의 ‘사기 상장’이 아니라, 기술특례 상장 제도 전반의 구조적 한계에 있다고 주장한다. 금융당국 통계에 따르면 기술특례 상장 기업 다수는 상장 당시 추정 실적과 실제 실적 간 괴리를 겪어 왔다.
주주연대는 “매출 괴리는 기술특례 IPO의 구조적 문제”라며 “거래소가 과거 심사 과정의 부실을 덮기 위해 기업과 주주를 희생양 삼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히 “심사 지연 자체가 기업의 정상 영업과 자금 조달을 막아 투자자 피해를 키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두는 2023년 상장 당시 예상 매출 과대 산정 논란에 휘말렸고, 이와 관련해 지난해 말 서울남부지검이 경영진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거래소는 ‘풍문 및 보도 관련’ 사유로 파두 주식 거래를 정지시키고 실질심사 절차에 착수했다.
다만 업계에선 파두가 실제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며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주주연대는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며 “2026년 흑자 전환 역시 충분히 현실적인 목표”라고 주장했다.
거래소는 실질심사 과정에서 기업의 ‘영업 계속성’을 핵심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번 203억원 규모 수주가 심사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개별 공시의 반영 여부는 확인할 수 없으며, 내부 질적 심사 기준에 따라 일관되게 판단할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파두 상장을 주관한 NH투자증권을 상대로 한 증권 관련 집단소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이송되며 별도의 법적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주주들은 “경영진의 법적 책임은 사법 절차로 엄정히 판단하되, 기업 자체의 성장 가능성까지 봉쇄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입을 모은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팹리스 생태계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파두를 둘러싼 거래소의 판단이 향후 K-팹리스 전반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주주연대는 “진정한 투자자 보호는 장기 거래정지가 아니라 공정하고 신속한 판단”이라며 “거래소가 시장 활성화라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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