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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담배소송 2심도 패소…12년 법정 다툼 계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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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15 15:31:32   폰트크기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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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심 판결 위법 없다” 항소 기각
건보공단 “상고에 대해 생각중”…대법 판단까지 끝장 승부 예고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533억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에서 또다시 패소했다.

15일 서울고등법원 민사6-1부(재판장 박해빈)는 건보공단이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에 위법이 있다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또한 재판부는 흡연과 폐암에 역학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해도, 개인이 흡연한 사실과 폐암에 걸린 사실 사이에 개별적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흡연 전 건강 상태, 질병 상태, 가족력 등을 추가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1심과 마찬가지로 담배 회사가 제조한 담배에 설계상 결함이 있다고 판단하지도 않았다.

재판부는 또 공단이 주장한 담배회사의 제조물책임법 위반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담배 회사들이 니코틴 함량을 줄이지 않거나, 특정 첨가제를 투입한 것, 천공 필터를 도입한 것이 설계상의 결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오래전부터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을 경고해 온 점에 비춰 표시상의 결함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담뱃갑에 표시되는 경고문구의 내용은 해외 사례에 비춰 보더라도 담배의 위험성에 관한 경고의 정도가 낮은 수준으로 보이지 않고, 언론 보도와 법적 규제 등을 통해 흡연이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사회 전반에 널리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들이 경고문구 표시 외에 추가 설명이나 기타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표시상의 결함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공단이 항소를 제기한 지 5년 만, 첫 소송을 제기한 지 12년 만에 나온 결과다.

앞서 건보공단은 담배를 제조·수입·판매한 담배 회사에 흡연 폐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겠다며 2014년 4월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약 53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건강보험 누수를 막고,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겠다는 의도도 있었다. 국내 공공기관이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낸 첫 소송이었다.

건보공단은 20년 이상 하루 한 갑씩 흡연했거나 흡연 기간이 30년 이상이면서 폐암 및 후두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3465명에 대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년간 지급한 건강보험 진료비 533억원을 손해배상액으로 청구했다.

지난 1심 판결은 소송 제기 6년 만인 2020년 11월 나왔다. 1심 재판부는 건보공단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건보공단은 피해자로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으며 지출한 보험 급여 비용은 구상권만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또 흡연과 암 발병 사이 인과관계나 담배의 설계상·표시상 결함을 인정하지 않았다. 폐암·후두암이 흡연이 아닌 다른 요인들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담배 회사가 담배의 중독성 등을 축소·은폐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담배의 위해성에 대한 법원의 유보적 판단이 정말 아쉽다”며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않으면 헌법에 나와 있는 건강 추구권, 사회적 기본권이 다 없어지거나 무너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담배 회사는 뺑소니범”이라며 “상고에 대해 생각하고 있고, 의료계·법조계 전문가들과 힘을 합쳐 법원을 설득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정 이사장의 의지에 따라 건보공단은 상고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12년째 이어지고 있는 건보공단과 담배회사들의 소송은 대법원 판단까지 가며 더 긴 여정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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