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필기 도입ㆍ유효기간 조정
실무 20개 항목에 42개로 세분화
핵심역량 검증, 실기 비중 축소
“실무수련, 민간에 과도한 책임 전가“
![]() |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국토교통부가 건축사 자격시험과 실무수련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의견 수렴 절차에 착수했다. 핵심은 필기시험 도입, 시험 횟수 및 과목합격 유효기간 조정, 실무수련 항목의 구체화다. 다만 업계는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표하는 분위기다.
국토부는 지난 14일 대한건축사협회에서 ‘건축사 자격제도 개편방안 공청회’를 열고, 수험생과 건축사를 대상으로 개편 방향과 세부안을 설명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현행 단일 실기시험(A3 규격ㆍ5개 과제) 체계는 필기와 실기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필기시험은 문제은행 방식으로 운영하며, 객관식과 서술형을 함께 출제해 이론과 사고력을 종합 평가한다. 실기시험은 배치ㆍ평면ㆍ단면을 통합한 2개 과제(B4 규격)로 간소화한다. 과도한 작도량을 요하는 퍼즐 맞추기식 시험을 지양하고, 실무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시험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예고했다. 예비시험 합격자의 응시 자격이 종료하는 2027년부터는 연 2회 시행 중인 자격시험을 연 1회로 환원한다.
과목 합격 역시 ‘5년 내 5회’에서 ‘3년 내 3회’으로 조정하며, 현행 합격 인정 제도는 2031년을 끝으로 일몰된다. 외국 건축사는 실기시험을 면제해 필기만 응시하면 된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실무수련 제도의 실효성 강화에도 방점을 찍었다. 3개 영역, 7개 과목, 16개 항목으로 구성된 현행 실무수련 체계는 2028년부터 3개 영역, 7개 과목을 유지하되 20개 항목과 42개 세부 항목으로 세분화한다.
건축사보가 소속 회사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수련 항목은 대체교육을 통해 보완한다. 관리 체계도 손질한다. 항목별 수행시간 보고 중심에서 벗어나, 실무수련 내용 기록과 자료 첨부 방식으로 전환해 감독건축사가 수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수련 기간 중에도 3~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내용을 기록ㆍ관리해 현재처럼 기한이 없는 방식에서 관리 책임을 강화한다.
![]() |
| 14일 서울 서초구 대한건축사협회에서 열린 ‘건축사 자격제도 개편방안 공청회’에서 심자광 국토부 건축문화경관과 사무관이 개편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전동훈 기자. |
일각에서는 컴퓨터 기반 평가(CBT) 신규 도입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이번 개편안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학계와 업계는 “개악”이라며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한 전남지역 사립대 교수는 “필기시험 신설로 종합평가라는 외피를 씌웠지만, 구조ㆍ설비ㆍ지붕 계획 등 핵심역량을 검증하던 실기시험 비중만 줄었다”고 비판했다.
실무수련 개편을 두고도 불만이 크다. 책임을 민간에 과도하게 전가한다는 이유에서다. 중소 A사 대표는 “감독건축사의 관리, 확인 업무는 대폭 늘려놓고, 이에 상응하는 제도적 지원이나 보상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며 “자격시험 부담까지 커지면서 3~4년 차 실무 인력들의 이탈만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중견 B사 임원은 “국내 상위 10개사를 제외하고는 해당 과정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는 사무소는 없다고 단언한다”며 “실무 공백을 대체교육으로 메우겠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토부는 올해 개편안에 대한 심의를 마무리한 뒤 최종안을 확정하고, 관계 법령 개정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후 2029년부터 개편 내용을 단계적으로 알리고, 이를 토대로 2030년 출제 기준을 정해 2032년부터 개편된 건축사 자격시험을 본격 시행한다는 구상이다. 현행 자격시험은 2031년을 끝으로 종료된다.
전동훈 기자 jdh@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