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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페널티가 성장잠재력 저해…GDP 4.8%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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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20 17:31:15   폰트크기 변경      

대한상의 SGI 분석…50인ㆍ300인 규제 장벽 앞 ‘안주 전략’ 확산
소기업 60%가 5년 뒤에도 영세기업 머물러…좀비기업 퇴출도 어려운 상황
소기업 생산성, 대기업의 30% 수준이지만…고용은 소기업에 몰려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한국 특유의 ‘성장 페널티’가 경제 성장 잠재력을 낮춘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이 성장해 고용을 늘릴수록 혜택은 줄고 규제와 조세 부담이 커지는 구조 때문에 기업이 성장보다 안주를 택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기업 규모별 규제로 인한 GDP 손실 메커니즘 / 대한상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20일 ‘한국 경제의 저성장 원인 진단과 기업생태계 혁신 방안’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50인, 300인 등 규제 장벽 앞에서 인위적으로 성장을 멈추거나 기업을 쪼개는 등 규제 회피를 위한 ‘안주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SGI는 안주 전략이 국가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기업이 성장을 멈추면 생산성이 높은 대기업의 채용 여력이 줄어드는 반면 생산성이 낮은 소기업으로 인력이 몰리면서 경제 전체의 효율성이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더해져 실업이 늘거나 비효율 부문에 배치된 인력이 고착화되며 성장 잠재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분석했다.

기업 규모별 규제에 따른 GDP 손실(단위:%) / 대한상의 제공


SGI가 구조적 모형을 활용해 분석 결과, 기업규모별 차등 규제로 인한 기업생태계 왜곡은 GDP의 4.8% 손실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기준 111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즉,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만 걷어내도 최근 3년치 경제성장분(2022~2025년 GDP 누적 증가액 약 103조원) 이상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태원 상의 회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신년대담에서 “한국 성장률은 5년마다 약 1.2%포인트씩 하락했고 잠재성장률은 약 1.9%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SGI는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가 기업 생태계의 ‘진입-성장-퇴출’ 선순환을 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기업이 5년 뒤에도 10∼49인 규모에 머무는 비율은 최근 60%에 육박했다. 이는 1990년대 40%대와 비교해 크게 높아진 규모다.

소기업이 중견ㆍ대기업으로 올라서는 성장 사다리도 끊어졌다. 소기업이 중규모 기업으로 도약할 확률은 과거 3∼4%에서 최근 2%대로 떨어졌고,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확률은 0.05% 미만으로 낮아졌다.

경쟁력을 잃은 기업의 퇴출조차 병목 현상이 심하다. 보고서는 “과거 60%였던 퇴출률은 최근 40% 밑으로 하락한 상태”라며 “좀비 기업들이 한정된 인력과 자본을 붙잡고 있어, 혁신 기업으로 흘러가야 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가로막는 자원 배분의 동맥경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생산성과 고용의 미스매치도 발생한다. 보고서는 한국의 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대기업의 30.4% 수준에 불과해 OECD 국가 중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정작 고용은 생산성이 낮은 소기업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제조업에서 소기업(10∼49인)의 고용 비중은 42.2%로 OECD 평균(22.7%)의 두 배 수준이다. 반면,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대기업의 고용 비중은 28.1%로, OECD 평균(47.6%)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SGI는 해법으로 △‘Up-or-Out(성장 아니면 탈락)’형 지원 체계 구축 △투자 중심 자금 조달 생태계 육성 △성장 유인형 조세ㆍ지원 체계 재설계를 제시했다.

매출ㆍ고용 증가율 등 혁신 지표를 매년 평가해 성과 기업에는 지원 한도를 늘리고, 혁신 의지가 낮은 기업은 지원을 중단하는 성과 연동형 체계 전환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담보 위주 대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규제 완화, 민간 모태펀드 활성화 등으로 모험자본이 유망 기업에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이나 관건은 현장에서의 속도감 있는 이행”이라며 “규제와 조세 제도의 과감한 재설계를 통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유인체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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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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