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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임성엽 기자]이주를 앞둔 서울 관내 모아타운ㆍ모아주택 사업장의 약 85%가 ‘10·15 부동산 수요 억제 대책’ 여파로 착공 지연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화된 대출 규제가 이주비 확보를 막아 정비사업을 마지막 관문에서 중단 시킨 결과다. 앞에서는 공급을 외치고 뒤에서는 규제로 ‘공급’을 막는 정부 대책에 모순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20일 [대한경제]가 입수한 ‘서울 관내 모아타운ㆍ모아주택 이주 지연 예상 사업지 현황’ 문건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이주가 예정된 조합 방식 사업장 6463세대 중 84.1%인 5440세대 이주나 착공 지연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사실상 이주를 앞둔 사업지 대부분이 이주비 대출 규제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좌초될 위기에 놓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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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별로 중랑구 중화동 모아타운(조합원 1004명, 7만8744㎡)이 가장 큰 규모를 기록 중이다. 해당 구역은 올해 6월 관리처분 인가를 거쳐 내년 9월 이주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이주 시기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조합원 811명 규모의 면목동 모아타운 역시 오는 4월 관리처분 후 7월 이주를 계획했지만, 대출 규제에 가로 막혔다.
이외에도 금천구 시흥아파트 일대 △강북구 번동 2-1구역 △시흥5동 △동작구 신남성연립 등 이주 예정지들 또한 지연 우려가 큰 것으로 평가됐다.
이들 사업장이 겪는 난관은 면목동 사례와 동일하다. 10ㆍ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곳이라도 1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40%로 제한되고 다주택자는 대출이 원천 차단됐다.
부족한 이주비를 메울 방법도 사실상 없다. 시공사가 연대보증을 서더라도 금융 규제 탓에 시중은행의 추가 대출 실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직접 융자 또한 올해 가로주택정비사업 집행 기금이 4374억원에 불과해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화동 모아타운의 경우 조합원의 약 65%가 다주택자이거나 ‘1+1 분양’ 신청자로 알려져 기본 이주비조차 마련하지 못해 전세보증금 반환 등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지연 예상 사업지가 중랑ㆍ금천ㆍ강북ㆍ동작구 등 비 강남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정부가 정작 개발이 시급한 소외 지역의 정비사업을 구조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특히 지연우려 사업장의 조합원수는 총 2340명이고, 이들 사업장이 준공 했을 때 총 세대수는 5440세대에 달한다. 정부가 3100세대에 달하는 추가 주택공급 물량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택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주비 대출규제로 안 그래도 어려운 정비사업장들이 더 고통을 겪고 있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엉뚱한 공급대책만 만들어 땅만 보러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9일 신림7구역 현장을 방문해 “LTV 제한 같은 장애 요소를 신속히 제거해달라고 수차례 건의했으나 정부는 요지부동”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주비 대출만은 조합원 개인의 ‘주택담보대출’로 묶어 규제할 게 아니라 기업의 ‘사업비 대출’로 분류할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주는 착공을 위한 필수적인 정비사업 절차다. 대출 분류만 변경하더라도 금융권의 당국의 눈치 보기로 인한 대출 거절 사태를 방지하고, 이주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지현 주택산업연구원 도시정비실장은 “이주비 대출을 여전히 가계대출로 취급하는 인식 때문에 일부 사업장은 이주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필수적인 사업 추진 비용에 일률적인 주담대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서울 저층 주거지 정비사업을 고사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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