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장 설비 2개 라인 중 1개 폐쇄
철근 수요 34년만에 최저, 가격도 뚝
정부 철강 생산량 감축 로드맵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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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경. /사진: 현대제철 제공 |
[대한경제=서용원 기자]현대제철이 철근 생산설비 감축에 나섰다. 정부가 철근을 만성적 과잉공급 품목으로 규정하고 생산능력 감축 로드맵 마련을 예고한 상황과 맞물리는 만큼, 이번 결정이 국내 철근산업 구조적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강업계 1위 현대제철은 지난 20일 노사협의회를 통해 인천공장 전기로ㆍ소형압연 설비 2개 라인 중 1개 라인 폐쇄를 결정했다.
해당 설비는 철근과 일반형강을 주로 생산해왔으며, 연간 생산능력은 80만t 규모다. 이번 조치로 현대제철 인천 철근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약 160만t에서 80만t 수준으로 줄었으며, 현대제철 전체 철근 생산능력도 연 330만t 수준에서 250만t으로 내려앉게 됐다.
앞서 현대제철은 철근과 특수강 봉강을 병행 생산하던 포항 봉강공장을 철근 생산 전용 공장으로 전환했다. 단일 품목 생산 체제로 개편해 감산과 설비 운용 조정을 보다 유연하게 가져가려는 포석이다.
배경에는 곤두박질 친 수요와 가격이 있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1000만t 시장’으로 불렸던 국내 철근 수요량은 지난해 690만t 이하로 추정된다. 1998년 IMF 당시(900만t)보다 23% 낮은 수준이며, 2024년 780만t과 비교해도 11.5%가량 감소한 수치로 34년 만에 최저치다.
반면 국내 제강사들의 철근 생산능력은 1230만t에 달한다. 500만t 이상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셈이다.
수요 감소 영향은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날 기준 철근(SD400, 10㎜) 기준가격은 t당 92만2000원이지만, 실제 건설사와 프로젝트 계약 과정에서는 20만원 이상의 할인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t당 70만원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의미다. 한 제강업계 관계자는 “판매가격이 최소 t당 75만원은 넘어야 원가 방어가 되는데, 지금은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이번 결정을 철근산업 구조 재편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을 시작으로, 정부의 로드맵까지 마련되면 설비축소 사례가 더 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다른 제강사들도 설비 감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강업계 관계자는 “철근산업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과잉공급을 인정한 시장”이라며 “노후 설비를 중심으로 감축을 검토하는 제강사도 있는 만큼, 정부의 지원책이 구체화하면 생산설비 축소 사례는 추가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1월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통해 철근을 만성적인 과잉공급 품목으로 규정했으며, 후속 조치로 올 상반기까지 철근을 포함한 일부 철강 품목에 대한 생산능력 감축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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