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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송정~순천 철도' 표류 2년…‘총선용’ 설계변경이 낳은 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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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22 06:00:35   폰트크기 변경      

尹정부, 총선 앞두고 설계 변경
2·5공구 재검토...全구간 지연
올착공 여부 재경부 결정에 달려
수주 건설사 "손실 규모 눈덩이"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공사비 1조4000억원 규모의 ‘광주송정~순천 철도 건설사업’이 2년째 표류하면서 건설업계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정부가 지역 민심 잡기 차원에서 무리하게 추진한 설계 변경 때문에 이미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들은 착공만 기다리고 있지만, 정부 부처 간 ‘떠넘기기’로 사업 재개 시점은 오리무중이다.

21일 국가철도공단 등에 따르면 광주송정~순천 철도건설사업 중 종합심사낙찰제 구간인 2ㆍ5공구의 설계 변경으로 총사업비가 애초보다 7000억원 가량 증가해 원점 재검토 수순을 밟게 됐다.

증액 요인은 두 가지다. 먼저 5공구(보성 벌교역~순천역, 19.3km)는 순천시와 지역 주민들이 소음ㆍ진동, 도시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도심 지상 통과를 강력히 반발하면서 지하화로 설계가 변경됐다. 이로 인해 약 5300억원의 공사비가 추가로 소요될 전망이다.

여기에 2공구는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과 지질연약층을 우회하는 노선 변경으로 약 1700억원이 더 필요하다. 두 공구를 합쳐 총 7000억원이 늘어 재정경제부의 총사업비 관리제도에 따라 타당성 재조사 또는 적정성 재검토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아직도 재정경제부에 총사업비 조정 협의도 요청하지 않은 상태다. 특히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할 경우 통상 1년 이상 소요되며, 적정성 재검토도 수개월이 걸린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연내 착공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2ㆍ5공구 때문에 전체 사업이 발목 잡혀 있다는 점이다. 광주송정~순천 구간은 총 5개 공구로 나뉘는데, 1ㆍ3ㆍ4공구는 이미 2024년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쌍용건설과 코오롱글로벌, 한화 건설부문 등이 각각 수주했다. 이들은 착공을 위해 2년 전 합사를 운영해 실시설계를 완료해 적격 심의를 앞두고 있지만, 2ㆍ5공구 설계 변경 문제로 대기만 하고 있는 상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구당 약 120명 규모의 합사 인원이 1년 반 이상 아무 일도 못하고 대기했다”며 “설계비만 200억원이 투입됐는데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 합사 운영비까지 합치면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건설사들은 설계비라도 받기를 원하지만 이마저도 요원한 상황이다. 철도공단 측은 “적정성 재검토를 통과하면 착공이 가능해 그 때 설계비를 지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재검토가 언제 이뤄질 지 불투명하다.

건설업계는 이번 사업의 설계 변경을 윤석열 전 정부의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애초 계획에 없던 2ㆍ5공구 설계 변경이 급격히 추진된 시점은 2024년 총선을 1년여 앞둔 시기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3년 2월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이 순천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이 도심 통과 경전선 우회를 지시했다”고 공식 발표하며 지역 여론을 달궜다.

총선을 앞둔 민심 달래기 차원에서 추진한 설계 변경이었지만, 총선 5개월 뒤인 9월에야 지하화 방침을 구체화했고 착공 전 정권이 바뀌며 사업은 원점 재검토 위기에 처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전 정부가 지역 표를 의식해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의 후폭풍을 건설사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며 “원희룡 전 장관이 순천을 방문해 대통령 지시를 운운하며 큰소리쳤지만, 결국 총선 참패 후 사업은 표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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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최지희 기자
jh606@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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