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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기열 히트펌프 속도전…전문가들 ‘역효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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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22 09:33:55   폰트크기 변경      

21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개최한 ‘히트펌프 과연 재생에너지인가?’ 토론회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대한경제=김수정 기자] 국회에서 21일 ‘히트펌프 과연 재생에너지인가?’ 토론회가 개최된 가운데, 성능기준ㆍ산정방식ㆍ검증체계ㆍ사후관리 없이 ‘재생에너지 인정’부터 서두르는 방식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개최했다. 첫 발제를 맡은 홍희기 경희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공기열 히트펌프가 공급하는 총열량을 곧바로 재생에너지로 간주하는 접근에 문제를 제기했다. 재생으로 인정되는 열량은 총 공급열량에서 전력 투입분과 전력 생산 과정의 화석연료 기여까지 고려해 엄격히 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성능이 낮은 설비는 탄소중립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배출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제도는) 실측 데이터 기반의 성능 기준과 검증체계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임용훈 숙명여대 기계시스템학부 교수는 시장ㆍ수용성 관점에서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 확대의 리스크를 짚었다. 임 교수는 공동주택에서 가장 큰 민원 요인으로 급탕(온수) 공급의 반응성과 품질 문제를 제시했다. 히트펌프는 구조적으로 급탕 응답이 느려 아침에 찬물이 나오는 순간 민원이 폭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임 교수는 개별보일러 대체를 전제로 할 경우 축열조ㆍ보조열원ㆍ배관 공사 등 부대설비 비용이 수반돼 설비 한 대를 지원한다고 해결되는 구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유럽 숫자를 따라가기보다 국내 전력믹스와 기후 조건을 반영해 실제 운전효율(SPF)로 판단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에서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김승환 서울시 건축기획과 건축설비팀장은 인허가ㆍ행정 집행 관점에서 설치 의무를 맞추기 위해 보급됐지만, 실제 운영은 되지 않는 설비가 반복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김 팀장은 특히 사용계획 없이 시공되거나 운영이 멈춘 채 방치되어 온 설비 사례를 언급하며, 공기열 히트펌프 역시 기준ㆍ운영관리 체계가 미비하면 같은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실외기 설치 공간, 안전 이슈 등 건축 설계 단계에서의 고려도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슬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생열 논쟁의 근본 원인으로 현행 제도가 재생열 설비를 ‘설치 시점 성능’으로 실적화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부분을 꼽았다. 운영평가(실측) 체계를 병행해야 재생열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세신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로 인정되더라도 히트펌프가 공급하는 총열량 전체를 재생으로 인정하지 않고, 유럽처럼 구동 전력 투입분을 제외하고 남는 열량만 재생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창현 법무법인 혜명 변호사는 공기열을 시행령 개정으로 재생에너지 범주에 포함시키는 방식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법률이 열거한 범위를 넘어서는 내용을 시행령으로 추가하는 것은 위임입법 한계를 벗어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병철 기후에너지환경부 열산업혁신과 과장은 정부 입장을 설명하며, 정책 대상은 상업용 시스템에어컨이 아니라 난방ㆍ급탕을 위한 설비에 한정된다고 밝혔다. 또 재생에너지 인정 기준의 경우 고시를 통해 유럽 기준인 SPF 2.875보다 높은 수준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국내 외기온을 반영해 지역별 가중치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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