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ㆍ2차 상법 개정 주가 상승 마중물
AI 투자로 반도체 경기 활황도 영향
뚜렷해진 증시 양극화 현상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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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거래소가 22일 서울 여의도 사옥 외벽에 코스피 5000 돌파 기념 현수막을 걸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중 한 때 5019.54까지 오르면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했다./사진:김관주 기자 |
[대한경제=권해석 기자]지난해 10월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꿈의 5000선 고지마저 넘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코스피 5000’공약이 불과 7개월여 만에 조기 달성됐다. 정부의 강력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지수 상승의 물꼬를 텄고, 유례없는 AI(인공지능) 반도체 호황이 코스피 지수를 끝없이 밀어올리는 모습이다.
◇1년 만에 2배 성장한 코스피
22일 전장 대비 1.57% 오른 4987.06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곧바로 오름폭을 키워 장 중에 5019.54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10월에 코스피가 사상 처음 ‘사천피’시대를 연지 불과 3개월여 만에 1000포인트를 추가면서 ‘오천피’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최근 코스피는 유례를 찾기 힘든 강세장이다. 지난 1980년 시가총액을 100으로 정해 1983년 처음 공표된 코스피 지수는 1989년에야 1000포인트를 달성했고, 그로부터 18년 뒤인 2007년이 돼서야 지수 ‘2000 시대’를 맞았다. ‘코스피 3000’은 다시 14년 뒤인 2021년에 도달했다. 이후 다시 ‘이천피’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다 작년 6월 다시 3000선을 재탈환한 코스피는 순식간에 4000선과 5000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코스피가 2398.94로 출발한 점을 고려하면 불과 1년 여 만에 지수가 2배 넘게 급증했다.
◇마중물된 자본시장 활성화
작년부터 본격화한 코스피 상승의 일차적인 원동력은 정부와 여당의 강력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정도 지난 작년 7월에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에서 모든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1차 상법 개정이 완료됐고, 한 달 뒤에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와 집중투표제 도입과 같이 이사회에 일반주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2차 상법 개정 작업도 마무리됐다.
여기에 자기주식(자사주) 의무 소각을 담은 3차 상법 개정도 추진되고 있고,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일반주주도 대주주와 마찬가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도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 평가됐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지난해 상반기 코스피 시장에서 11조8000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투자자가 작년 하반기에는 7조100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지배구조 개선이 코스피 상승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면 기름을 부은 것은 AI 반도체 활황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에 속도를 내면서 AI 밸류체인(가치 사슬)의 핵심인 반도체 수요가 폭증했고,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했다. 작년 9월까지 7만원 선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2배 넘게 올라 15만원을 돌파했고, 25만원 수준이던 SK하이닉스는 78만원까지 도달했다.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역대 어느 정부도 이루지 못한 자본시장 개혁이 이재명 정부에서 진행 중”이라며 “최근 코스피 상승에는 반도체 경기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상법 개정을 통한 투자자 보호가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양극화 뚜렷
국내 증시가 코스피를 중심으로 유례없는 실적을 내고 있지만, 숙제도 여전히 많다. 일부 대형 종목으로 투자 집중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상당수 종목이 이번 상승장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코스피가 올해만 17% 넘게 상승하고 있지만, 중소형주가 많은 코스닥은 4% 남짓 오르는 데 그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21일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서 상승한 종목(1205개)보다 하락한 종목(1566개)이 더 많다.
반도체와 조선ㆍ방산ㆍ원자력발전(조방원) 등 수출 기업을 제외하면 여전히 내수를 비롯한 실물 경제에 찬바람이 불면서 증시에서도 급격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주가는 현재와 함께 미래도 반영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내수를 비롯해 실물경제 자체만 놓고 보면 어려운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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