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동섭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 5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도 발맞춰 일제히 코스피 밴드를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 실적 개선과 밸류업 정책이 맞물리면서 연내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연간 코스피 목표치를 대부분 5500선 안팎 또는 그 이상으로 제시했다. 신한투자증권은 5800∼5850, NH투자증권은 4000∼5500, 한국투자증권은 4100∼5650, 삼성증권은 4300∼5400, KB증권 4200∼5700 등을 코스피 전망치로 내놨다.
신한투자증권은 연간 목표를 5800~5850선으로 제시하며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계속 높아질 경우 예상보다 더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어 밸류업 정책도 코스피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과 주주환원 강화 움직임이 동일한 실적 수준에서도 시장이 허용하는 주가 범위를 과거보다 높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은 기존 예상 밴드인 4000∼5500선을 유지했다. NH투자증권은 “인공지능(AI) 투자 지속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주가가 더 오를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반도체를 중심으로한 기업이익 급증을 근거로 코스피 밴드를 4100∼5650로 제시했다.
KB증권은 4200~5700선을 발표하며, “통화완화 기대감과 AI 과잉발주 사이클에 따른 이익 상향으로 상반기에는 코스피의 긍정적 흐름이 기대된다”며 “하반기는 물가 상승폭의 확대 정도에 따라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상단을 5400으로 내놨다. 삼성증권은 “코스피 기업들이 앞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1%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바탕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 1.6배를 적용해 목표치를 산출했다”며 “다만 기업들의 수익성이 계속 좋아지고 있어 목표치를 더 높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코스피 전망에 대해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높은 반도체 의존도를 경고했다. 그는 “올해 코스피 기업들이 벌어들일 돈 가운데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45%로 반도체 실적이 흔들리면 증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다만 급등한 주가만큼 기업 실적도 함께 좋아졌기 때문에 주가 부담은 5년 평균으로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 연구원은 “향후 코스피는 일부 대형주에 쏠렸던 자금이 다른 종목으로 확산되는 국면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다운 LS증권 수석연구원은 “코스피 5000선이 안착되기 위해선 올해 이익 증가폭이 가장 큰 반도체 사이클이 지속될지가 관건”이라며 “각국 정부가 재정을 푸는 만큼 경기는 좋아질 수 있지만 국채 금리 상승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력 활용 가능성 등 지정학적 긴장도 변수로 꼽혔다.
이어 정 수석연구원은 코스피 6000선 도달 가능성에 대해 “단기 과열양상이 확인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개선 기대와 함께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 등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큰 그림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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