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L자 주식 안 사” 콕 집어 비판
“글로벌 1위 뺏겨” 호소 무색…자금조달 차질
후속 상장 계획도 먹구름…LS 주가는 신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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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S용산타워./사진: LS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생존을 위한 투자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글로벌 1위 자리를 뺏긴다.”
불과 2주 전까지 LS가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밀어붙이며 내세웠던 논리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중복상장 문제를 공개 비판하자 LS는 4일 만에 상장 신청을 철회했고, 상장 철회 소식에 LS 주가는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S는 2008년 약 1조원을 들여 미국 나스닥 상장사 슈페리어 에식스를 인수했다. 주식 공개매수로 해외 상장사를 인수한 국내 최초 사례였다. 이후 LS는 나스닥 상장을 폐지하고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4월에는 권선 부문을 분리해 에식스솔루션즈(Essex Solutions)를 출범시켰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전기차 구동모터와 변압기에 쓰이는 특수 권선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와 미국 내 노후 변압기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주문이 폭증하고 있다. 주문 후 납품까지 4~5년이 걸릴 정도다.
지금을 투자 적기로 판단한 LS는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으로 5000억원을 조달해 북미 생산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었다. 지난해 1월에는 미래에셋-KCGI컨소시엄으로부터 2900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도 진행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약 1조45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상장 필요성도 강조했다. 지난 13일 발표한 입장문에선 “쪼개기상장이 아니라 해외 자산을 국내에 소개하는 재상장”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대신 차입으로 투자금을 조달할 때 연 300억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하고, 전략적투자자 유치는 기술유출 우려가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뒤따랐다. LS 소액주주연대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는 “4000억원 조달을 위해 모회사 시가총액 1조원이 증발한다”며 한국거래소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청구하고 법률비용 모금에도 나서는 등 장기전에 돌입했다.
이에 LS는 지난 15일 국내 최초로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공모주를 특별 배정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주주연대는 “주주가치 훼손을 100에서 80으로 줄이는 것일 뿐”이라며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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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식스솔루션즈(Essex Solutions) 로고./사진: LS 제공 |
쐐기를 박은 건 대통령의 개입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송아지 밴 암소를 샀는데 송아지 주인이 남이 된다”며 분리상장을 비판했다. 22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L’자 들어간 주식은 안 사”라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에식스솔루션즈 중복상장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 철회 소식에 이날 LS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 넘게 뛴 24만6500원까지도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중복상장 우려가 해소되며 매수세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LS는 상장 철회와 함께 당초보다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았다. 철회 전에는 “2030년까지 배당 30% 증액”을 계획했으나, 이번에 “배당금 40% 이상 인상”으로 상향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2030년까지 2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LS그룹 관계자는 “주주 보호와 환원책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실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후속 과제는 남았다. LS는 5000억원 규모 설비투자 자금을 다른 방식으로 조달해야 한다. 에식스솔루션즈에 투자한 미래에셋-KCGI컨소시엄과 새로운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LS MnM 등 다른 계열사 상장 계획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LS MnM은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와 2027년 8월까지 상장을 완료하기로 약정한 상태다. 기한 내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 부담은 LS가 떠안게 된다. 중복상장에 대한 사회적 감시가 강화된 상황에서 LS그룹은 계열사 상장 전략 전반을 재검토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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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은 LS그룹 회장 / 사진:LS 제공 |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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